머지 않아 찾아 올 제비꽃
상태바
머지 않아 찾아 올 제비꽃
  • 박원 작가
  • 승인 2020.01.17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심 공원에 심는 제비꽃
삼색제비꽃
삼색제비꽃

삼색제비꽃입니다.
영어로는 kiss-me-quick이라 합니다. 머지않아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건물앞이나 도로 옆 행사장 진입로에 흔하게 심는 제비꽃 종류로 삼색제비꽃 또는 바이올렛이라 부릅니다. 

 오래전의 얘기입니다. 어떤 소설책을 읽다 보니 kiss-me-at-the-gate라는 식물이 나왔습니다.  사전에도 없는 단어라 한동안 궁금했는데 번역본을 읽다 보니 야생오랑캐꽃이라고 해석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 들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식물공부를 하다보니 그 식물이 괴불나무 종류를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모두 이른 봄에 피는 꽃입니다.

길마가지나무
길마가지나무

  kiss me at the gate라는 이름에 해당하는 식물로는 길마가지나무가 있습니다. 향기가 너무 좋아서 사람의 갈길을 막아선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길마가지나무를 아는 사람은 그 꽃향기가 얼마나 고운지 한번이라도 그 아래 서보면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길마가지나무 열매입니다.
길마가지나무 열매

 청춘남녀가 봄을 맞아 설레는 마음을 대신하는 꽃입니다. 늦은 봄날 밤 데이트를 마치고 처녀의 집앞까지 바래준 청년에게 처녀가 하고 싶은 맘을 전하는 꽃입니다.

 여름에 피는 봉숭아꽃이 있는데 이 꽃도  제비꽃과 같이 씨앗을 퍼뜨릴 때는 씨앗 주머니를 오므려서 그 반발력으로 씨앗을 멀리 날립니다. 그러나 봉숭아는 touch me not(손대지 마)라 하고 제비꽃은  kiss me quick(얼른 키스해)라 부르네요. 비슷한 이름으로 물망초는 forget me not(잊지 마세요)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비꽃은 오랑캐꽃이라고도 합니다. 춘궁기를 맞은 북쪽 오랑캐들이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국경을 넘어 노략질을 하는 시절에 피는 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물론 강남 갔던 제비가 날아오는 계절이요, 제비의 날개를 닮은 꽃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꽃 이름에는 어디를 가든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