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의 노래(子夜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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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야의 노래(子夜歌)
  • 曠坡 先生
  • 승인 2024.03.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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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야의 노래(子夜歌)

 

수능사불가(誰能思不歌)/사무치는데 누가 능히 노래하지 않으리

수능기불식(誰能飢不食)/배고픈데 누가 능히 먹지 않고 견디리

일명당호의(日冥當戶倚)/날이 어두워지면 홀로 문기둥에 기대어

추창저불억(惆悵底不憶)/슬픈 마음에 어찌 그대 추억하지 않으리

*그리움의 심지

중국 동진(東晋) 시대 때의 자야(子夜)라는 여인이 처음 부른 노래라고 합니다. 《악부시집(樂府詩集)》에 전해지고 있는 이 시는 아주 내용이 간결하고 쉬우면서도 마음 깊은 곳을 울려주는 그윽함이 있습니다.

1구와 2구는 당연히 그러한 감정이나 욕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당연함의 논리가 3구와 4구에서 그리움의 감정에 더욱 설득력을 실어주는 효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즉 날이 어두워 문에 기대어 있다고 해서 누구나 사랑하는 임이 그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1구와 2구가 그 앞에서 당연함을 강조하면서, 당연히 그리울 수밖에 없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앓는 사람에게 있어서 저녁 어스름은 그리움의 도화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늘 그립기는 하지만 대낮에는 잠시라도 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날이 어두워지면 가슴 저 밑바닥에 똬리를 틀고 있던 그리움의 심지에 점화가 되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