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에 들어선 기업형 한옥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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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에 들어선 기업형 한옥스테이
  • 종로마을 N
  • 승인 2024.02.1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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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일까? 공멸일까?
한옥스테이 실내

 

본 기사는 북촌에 거주하는 주민의 제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최근 북촌 지역에 기업형 한옥스테이(한옥체험업) 업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옥 소유주를 모집하거나 투자를 받아 고급형 한옥스테이로 리모델링해서 운영하고 있다. 〈버틀러 리〉의 경우 서촌 지역 한옥스테이 운영 지점을 계속 늘리다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북촌 지역으로 발길을 돌려 소형 한옥을 중심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서촌, 북촌 지역 35개 지점 운영)

그동안 특정 지역에 몰리는 관광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 때문에 북촌 지역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최근에는 기업형 한옥스테이 투숙객의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천온천용 거품 욕조(자쿠지)의 설치와 사용이다.

투숙객으로서는 색다른 체험이 신기하여 큰 소리로 떠들고 좋아할지 몰라도 그 소음을 감내해야 하는 옆집 주민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구나 한밤중까지 이어지는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자쿠지는 전통 목조구조인 한옥의 보, 기둥 등 나무의 뒤틀림 변형과 부식, 곰팡이를 유발할 수 있다. 집주인으로선 많은 비용을 들여 수리를 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한, 한옥의 특성상 담을 맞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불특정 다수의 투숙객이 하루를 즐기러 오는 상황에서 늦은 밤까지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밤중 골목에서 캐리어 끄는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에 북촌 주민의 밤은 한숨으로 변해 가고 있다.

야외에 설치한 거품 욕조

 

한옥체험업을 엄격히 제한하지 않으면 북촌은 곧 주민이 살지 않는 한옥스테이촌이 되고 맙니다.

북촌에 한옥스테이 신규 영업장이 들어오는 것을 제한하고, 기존 한옥스테이는 주민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행정기관이 엄격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북촌한옥마을의 오버투어리즘도 문제지만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기업형 한옥스테이문제를 알리고 공론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법과 정책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주민들은 빠르게 마을을 떠나고, 북촌마을의 생활사는 모두 사라져 관광객만 남은 한옥스테이촌으로 바뀌고 말 것입니다. - 북촌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분의 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