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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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4.01.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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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한 권의 책

우주의 탄생과 팽창 그리고 소멸을 말하는 명저

이 책은 「코스모스」에 이은 또 하나의 감동이다. 칼 세이건이 인류에게 전하는 간절하고 슬픈 메시지다. 「코스모스」가 그렇듯 이 책 또한 천문학, 종교학, 환경학, 인문학을 아우르는 인류 삶 전체에 관한 책이다. 우주의 탄생과 팽창 그리고 소멸을 말한다. 우리 삶의 공간인 우주의 무한함을 가르쳐준다.

빛은 파장의 크기에 따라 감마선, 엑스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전파로 구성된다.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은 말 그대로 가시광선(可視光線)뿐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 머리 위로 보이는 하늘은 18km 내외의 대류권을 시작으로 해서 성층권, 중간권, 열권 그리고 그 이상인 100km부터는 흔히 말하는 우주라는 공간이다. 우리 삶과 직결되는,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부는 공간은 18km이내의 대류권 안에서 일어난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하늘의 무수한 별들은 광활한 우주의 어느 별까지일까? 우리 눈에 보이는 별들은 대체로 우리은하의 별들이다. 우리은하의 크기는 10만 광년, 그 안에 우리가 속한 태양계의 크기는 1광년이다. 1광년은 1초에 지구둘레 일곱 바퀴 반을 돈다는 빛의 속도로 1년을 가야 닿을 수 있는 거리. 우리가 아는 북두칠성은 지구에서 80광년, 북극성은 430광년. 그런 속도로 10만년을 가야 되는 우리은하의 크기. 생각할수록 아득하고 먹먹하다.

아름다운 별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 프레온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하여 태양의 자외선이 여과 없이 지구에 들어오게 한다. 석유나 석탄 등 우리가 쓰는 화석연료는 대기에 이산화탄소 층을 형성해 땅에서 반사되는 복사열을 방출되지 못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이 지구를 뜨겁게 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우리가 지구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사실 원초적이고 태생적인 것이다. 칼 세이건은 말한다. “인간의 조상은 나무에서 내려왔으므로 인간은 나무와 선천적으로 친화력이 있다. 우리가 더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한 종교적 사상이 있다. 바로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를 잇는 전통과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전통이다.”

이 지구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꼭 지켜보고 싶다던 칼 세이건

칼 세이건은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며 인간 행동법칙에 대해서도 5가지(금, 은, 동, 철, 받아치기)로 분류해 설파한다. 첫 번째 행동률은 예수가 말씀하신 황금률이다. 마태복음에도 쓰여 있는 “내가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말이다. 은의 법칙은 “남에게 대접받고 싶지 않은 행위를 남에게 하지마라.”이다. 이는 논어에도 나오는 말이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 그것이다. 세 번째로 동의 법칙은 “남들이 너희에게 행하는 대로 너희도 그들에게 행하라.”이다. 철의 법칙은 “남들이 너희에게 원하는 대로 행동하기 전에 너희가 먼저 원하는 대로 행동하라.”이다. 마지막으로 받아치기는 “먼저 남들과 타협하라. 그런 다음 남들이 너희에게 하는 대로 너희도 그들에게 행하라.”이다. 이 다섯 가지의 행동법칙은 각각의 의미와 특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책의 마지막에서 칼 세이건은 신과 죽음에 대해 말한다. 칼 세이건은 신의 존재도 사후세계에 대해서도 믿지 않는다. 아인슈타인과 생각을 같이 한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자신의 피조물에게 상벌을 가하거나 우리 자신과 똑같은 의지를 소유하는 신을 상상할 수 없다. 나는 또한 육체적인 죽음을 뛰어넘어 생존하는 인간을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나약한 영혼들이 공포와 부조리한 이기심에 사로잡혀 그런 생각에 집착한다. 나는 영원한 생명을 신비로서 받아들이는 것에 만족하며 현존하는 경이로운 구조를 언뜻 보는 것에 만족한다.”

칼 세이건은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생명을 예감하면서 핵전쟁에 대한 경고와 함께 인류에 대한 간곡한 부탁을 잊지 않는다. 그러면서 ‘나는 이 지구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꼭 지켜보고 싶다’며 생의 애착을 보인다. 슬프다, 칼 세이건!

칼 세이건의 명저 「에필로그」를 보며 느끼는 것은 「코스모스」를 읽고 난 후의 느낌과 같다.

“정말 잘 살아야겠다.”

에필로그/칼 세이건/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