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새(歸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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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는 새(歸鳥)
  • 曠坡 先生
  • 승인 2024.01.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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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는 새(歸鳥)

 

익익귀조, 신거우림(翼翼歸鳥 晨去于林)/훨훨 날아 돌아가는 새 새벽같이 숲을 떠나네

원지팔표, 근게운잠(遠之八表 近憩雲岑)/멀리 날아가다 가까운 구름 산봉우리에 쉬고

화풍블흡, 번핵구심(和風不洽 翻翮求心)/온화한 바람 흡족하지 않으니 돌아갈 마음뿐

고주상명, 경비청음(顧儔相鳴 景庇淸陰)/짝 찾아 서로 울더니 그 몸 푸른 그늘로 숨네.

 

 

*쓸쓸한 귀향길

이 시는 도연명(陶淵明)의 귀조(歸鳥) 4장 중 1장에 해당하는 것을 옮겨본 것입니다. 중국 동진(東晋) 시대에서 송(宋)나라 초기까지 살다 간 그는 ‘귀거래혜사(歸去來兮辭)’, ‘도화원기(桃花源記)’ 등의 명작을 남겼습니다.

도연명은 42세 때 팽택 현령을 사직하고 귀향하였습니다. 평생 네 번 벼슬을 하였는데, 이때가 마지막 사직이었습니다. 바로 ‘귀조’는 그가 마지막으로 벼슬에서 물러나 귀향하면서 자신의 쓸쓸한 심경을 새에 비유하여 읊은 시입니다.

귀조는 총 4장으로 되어 있는데, 장마다 한결같이 ‘익익귀조(翼翼歸鳥)’로 시작됩니다. 즉 ‘훨훨 날아 돌아가는 새’는 벼슬길에서 물러나는 자신의 홀가분한 마음과 덧없는 인생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