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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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4.01.0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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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현숙 심리치료사, 박사

 

남자건 여자이건 변덕이 있는 사람이 있다. 변덕이 있다는 건 쪼잔한 것과 다르다. 자신의 마음이 가는 것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자신이 변덕이 있다는 걸 모른다. 그런 사람은 행동에 일관성이 없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옆에서는 다 보이는데 본인은 그걸 모른다. 변덕이 있다는 말은 감정이 잘 발달하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감정이 잘 발달한 사람은 평소 마음속에 자기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잘 파악하고, 거기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표현한다. 기분이 나쁘면 왜 기분이 나쁜지 반대로 기분이 좋아도 왜 좋은지를 표현한다. 말하자면 감정이 발달한 사람은 관계 친화적이다.

 감정이 발달한 사람은 주변 사람과 기분을 나눌 줄 안다

그런가 하면 잘 발달하지 않은 사람은 분위기에 약하다.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기의 감정을 유도하는 분위기에 따라서 그 분위기를 타는 것이다. 혼자서 음악을 틀고 그 음악에 심취하기는 하지만, 그 상태를 옆에 있는 사람과 나누기보다 혼자 즐기거나 혼자 빠진다. 그 순간에 나타나는 자신의 감정이 무엇 때문에 온 것인지 파악하지 않고, 그 감정이 진짜 자신의 것인 양 착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변덕스러움을 버리고 싶다면, 내가 정말 변덕스러운가에 대해서 파악이 먼저 있어야 한다. 자신의 모습을 모르는데 어떻게 그 행동을 수정할 수 있겠는가? 자신을 알기 위해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그것이 가장 정확한 답일 수 있다. ‘당신은 좀 변덕스럽다.’ ‘당신은 일관성이 없다.’ 이런 평가를 여러 번 들었다면 기분 나빠하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배우자에게 잘 삐치는 사람, 배우자와 다툴 때 곤란한 일에 맞서는 대신 도망가는 사람, 배우자나 자녀에게 분노를 심하게 표출하는 사람, 인정욕구가 유난히 심한 사람, 외도 등 일탈하는 사람들 대부분 감정이 발달하지 않은 것과 관계가 깊다고 말할 수 있다.

 

 분노와 화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분노와 화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분노는 스스로 자신의 화를 다룰 수 없을 만큼 급격하게 표출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는 어떤 상황에 대해서 화를 낸다기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더 근원적인 문제란 내가 어릴 때 엄마, 아빠와의 관계와 연관이 있다. 특히 생후 1년 시기에 엄마와의 관계에서 아기가 울적마다 엄마로부터 그때그때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한 사람은 감정이 발달하는 대신, 분위기에 약한 사람이 된다. 왜냐하면, 이때 생생한 경험이 그 사람의 일생을 좌우하는 정서가 되기 때문이다. 엄마가 인내하면서 아이를 잘 받아주게 되면 감정이 안정적으로 발달한다. 내가 내 안에 일어나는 화를 잘 조절하면서 다룰 수 있다면 바로 감정이 잘 발달하고, 안정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성숙한 사람이다.

 

 감정이 덜 발달한 사람의 예 가운데 갑질이 심한 사람이 있다

이런 잣대를 들이대어 보면, 감정이 덜 발달한 사람이 수도 없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회사에서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보고 갑질하는 사람들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 벌써 새해다. 우리는 어제보다 오늘 더 발달해 가야 하는 인간다움이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깊이 생각해보고, 이전의 미숙한 행동으로부터 탈출해서 한 걸음 더 성숙한 새해가 되면 좋겠다. 어릴 때 충분한 사랑을 못 받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다해서 내 주위의 가까운 사람을 먼저 사랑하고, 그다음에 넓혀서 주변을 살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감정 발달은 이렇게 사랑해야 하는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려고 노력할 때 감정이 발달해 갈 수 있다. 부부가 함께 노력하면 더 쉽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