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동헌에서(題淸州東軒)
상태바
청주 동헌에서(題淸州東軒)
  • 曠坡 先生
  • 승인 2023.06.08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한시 한 수

                청주 동헌에서(題淸州東軒)

 

화병고침엄라유(畵屛高枕掩羅帷)/병풍과 휘장을 치고 베개를 높이 베니

별원무인비이희(別院無人琵已希)/별원엔 사람 없고 비파소리 희미하구나

상기만렴신수각(爽氣滿簾新睡覺)/삽상한 기운이 주렴 가득 잠을 깨우니

일정미우습장미(一庭微雨濕薔薇)/뜰에 내리는 보슬비 장미를 적시고 있네

 

 

*장미가 피는 계절

조선 성종 때의 문인 성현(成俔)은 《악학궤범》,《용재총화》 등의 저서를 남긴 문관입니다.

장미가 피는 계절에, 시인은 보슬비를 맞고 있는 장미꽃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비를 부르는 삽상한 바람은 장미의 향기를 실어 나르고, 그 향기가 낮잠을 청하던 시인을 깨어나게 만듭니다. 문득 정원을 내다보니 보슬비가 오는 가운데 장미꽃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빨간 꽃잎에 맺혀 있는 빗방울이 장미의 싱그러움을 더욱 빛나게 해주고 있습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장미꽃이 있어 그래도 가는 세월에 대한 아쉬움이 덜합니다. 비 오는 날 담장에 핀 장미꽃에 한번 취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