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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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 엄광용 작가
  • 승인 2019.12.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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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한편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사랑의 아포리즘>

그리움은 사랑의 그림자다

그늘이 있기 때문에 밝음이 있고, 눈물이 있기 때문에 기쁨이 있고, 이별이 있기 때문에 만남이 있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 있어서 그늘과 눈물과 이별의 시간은 길고, 밝음과 기쁨과 만남의 시간은 짧은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긴 고통의 시간이 짧은 환희의 순간을 더욱 값진 것으로 만들어준다. 그리움이 길수록 사랑은 그만큼 절절하다.

-그리움은 사랑의 그림자다. 가지 많은 나무가 큰 그늘을 드리우듯, 길고 긴 그리움이 사랑의 깊이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