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들의 제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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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들의 제국주의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2.04.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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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한 권의 책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 평화외침서라 할 수 있다. 정치, 군사, 경제, 교육 등 다양한 얘기를 꺼내 들면서 결국은 평화를 말하고 있다. 평화는 모든 가치에 우선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목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우석훈은 <음식국부론> <88만원세대>등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학자다. 경제학자인 그가 저술하는 책들은 실은 경제를 말하지만 지독한 정치 얘기를 하고 있다. 사실 경제라는 것도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산물일 뿐이다. 이 책 또한 여러 가지 경제 소재를 가지고 까다로운 정치 얘기를 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근본은 가장 정치적인 전쟁에 관한 얘기다.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와 의견들을 저자는 쏟아놓는다. 촌놈들의 제국주의라는 제목이 말하는 것은 현대 국제사회는 전쟁을 통한 제국의 건설보다는 경제식민지 확장을 통한 제국주의를 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촌놈같이 아무런 준비나 계획도 없이 18세기 유럽이 했던 제국주의 길을 따라가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전쟁으로 달려가는 길이다. 우리는 미국 눈치를 계속 살펴야 하고 누구도 기꺼이 식민지가 되어줄 나라가 없다는 현실을 생각할 때 이러한 어리석은 현상을 촌놈들의 제국주의라고 부르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김대중 정부 때 만든 ‘다이내믹 코리아’를 폐기하고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라는 슬로건을 만들 때의 일화도 들려준다. 사실 다이내믹 코리아는 월드컵 쇼비니즘에 힘입은 결과라고 말한다. 슬로건 선정과정은 0.1%의 차이에 기인한다.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24.6%의 득표로 24.5%의 득표를 한 ’환타스틱 코리아'와는 불과 0.1% 차이다. 프랑스 대혁명 때 루이 16세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 것도 당시 재판과정에서 단 한 표의 차로 결정되었던 일화와 비교한다. 노무현 정부 때의 이라크파병에 대해서도 저자는 신랄하게 비판한다. 김대중 정부와 비교해도 더 강화된 신자유주의이며 유럽의 정당들과 비교하면 노무현 정부는 아주 극우 정부라고 말할 정도다. 한미 FTA를 통해 무한대의 경제영토가 열린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제국주의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통일과정에서 인권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말에 인권의 정신은 통일에 앞서는 가치라고 강조한다. 앞으로 우리가 닮아야 할 나라로는 스위스를 꼽는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혹정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와서 평화의 바탕 위에 영세중립국을 세운 나라가 스위스다.

책은 시종일관 전쟁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자국의 영토 내에서 이루어지지만 않는다면 전쟁은 떼돈을 버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평화는 평화로울 때 지켜야 한다. 자본주의는 속성상 이윤율 시스템의 몰락을 막기 위해 제국주의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도 바로 이런 자본주의의 속성으로 발생하는 전쟁이다. 유럽의 EU 체계도 전쟁 없는 유럽을 고민한 결과다. 우리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한·중·일의 평화 인프라를 빨리 구축하여야 한다. 평화 인프라는 결국 세 나라 간의 경제연결, 또는 통합인프라를 통해 가능하다. 송유관, 가스파이프라인 등의 네트워크와 세 나라가 함께 하는 군사협력장치, 청소년들의 교육 방향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 세대에게 평화를 물려주는 것은 기성세대의 의무이다. 경제성장을 지상의 최고가치로 생각하는 한 그것은 평화라는 개념과는 적대적이고 반대다. 국가의 모든 네트워크가 평화를 향한 구조이어야 한다. 죽은 다음에야 경제성장이며 국가발전이며 하는 것들이 도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전쟁은 인류가 만든 가장 큰 범죄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해야만 한다.

 

촌놈들의 제국주의/우석훈/개마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