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그림에 부쳐(梅花小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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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그림에 부쳐(梅花小幅)
  • 曠坡 先生
  • 승인 2022.02.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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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화그림에 부쳐(梅花小幅)

 

간화요수작화간(看花要須作畵看)/꽃을 보려거든 그림을 그려봐야만 하네

화가능구화이잔(畵可能久花易殘)/그림은 오래 가지만 꽃은 쉬이 시드나니

시중향시화중향(詩中香是畵中香)/시 속의 향기가 바로 그림 속의 향기라

휴도화화화향난(休道畵花畵香難)/꽃 그림에 향기 그리기 어렵다 말 마소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券氣)

조선 후기 서화의 대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의 시입니다.

매화에는 향기가 있으나, 그것을 그린 그림에는 향기가 없습니다. 그러나 추사는 매화 그림에서 향기가 솔솔 풍겨 나오게 할 줄 압니다. 그는 진정으로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의 진수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화는 봄이 오는 길목인, 겨울 끄트머리에 잠깐 피었다 집니다. 그러니 매화 그림은 오래도록 두고 봐도 그 기품과 향기를 절대 잃지 않는다는 것을, 추사는 ‘매화소폭(梅花小幅)’이라는 한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시(詩)·서(書)·화(畵)의 대가다운 멋과 풍류가 느껴지는 시가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