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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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 채동균 대표
  • 승인 2021.10.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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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악현대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활동 수기

 

에너지자립마을, 이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쉽게 의미가 와 닿지 않았다. 두 가지 어려운 단어 ‘에너지’와 ‘자립’이 더해지니,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에너지자립마을에 관한 설명을 찬찬히 읽다 보니 눈에 띄는 한 단어가 있었다.

‘기후위기’

그제야 에너지자립마을이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관심은 자연스럽게 에너지자립마을 활동에 참여한 다른 마을 소식으로 이어졌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실행 프로그램의 성과로, 한 마을의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공감대가 넓어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면서 큰 의미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의미 있게 생각한 이유는 현재의 환경을 지킨다는 것은 내 가족과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앞으로의 세상을 지킨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기 때문이다. 마을공동체 활동이 환경을 지키고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는 현실적인 성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에너지자립마을 참여를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무악현대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도전기

무악현대아파트의 에너지자립마을 도전이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2018년 에너지자립마을사업은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서울시에서 주민공동체 공모를 받아서 직접 심사하는 민간보조사업이었다. 그 당시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공모 심사에 참여하였지만, 이 사업의 실행 방향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심사를 통과하지는 못하였다. 활동의 취지는 에너지자립마을 활동을 먼저 실천한 다른 마을을 보면서 알 수 있었지만, 우리 마을에 맞는 활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과 검토가 부족했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2019년 에너지자립마을 사업 참여를 다시 시도했는데, 핵심 제안은 세대별 사용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서 400세대를 모집해서 가구당 2개씩의 실내조명 시설을 절전형 LED로 교체해주는 사업이었다. 2019년 당시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자립마을 사업 취지에 대한 이해는 조금 성장하였지만, 주민공동체 안에서 기후위기에 관한 공감대 형성이라는 중요한 목표가 에너지자립마을 활동에 있다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 사용 절감 효과를 낼 방법에 집중하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다. 목표는 명확했고, 수치로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지만, 함께 실천하고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비어 있는 계획은 다시 한번 실패의 경험을 맞이했다.

이렇게 2년 연속으로 떨어진 뒤에 에너지자립마을이라는 활동은 우리 마을에 맞지 않은 옷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2020년에는 결국 지원사업에 제안서도 제출하지 못하였다. 사업신청 마감일까지 고민을 했지만, 참여의 길을 찾을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던 재난 상황에서 에너지 절감이라는 과제의 중요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조금 더 솔직히 이야기한다면 마을공동체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시기에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 이웃과 소통하며 기후위기 대응의 공감대를 넓혀나갈 방법을 찾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2021년이 되고 재난 상황은 이어졌지만, 뉴스에는 더 큰 재난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2050년까지로 예상하던 기후위기 대응 시한이 2040년으로 줄어들었다는 뉴스부터, 단 몇 시간 만의 폭우로 물이 차올라 지하철 승객들이 대피할 시간도 없이 생명의 위협에 내몰리는 국제 뉴스까지, 기후위기에 따른 현실적인 위험은 2021년 현재의 일이 되어 있었다.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 에너지자립마을 참여는 기본에서 다시 시작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이웃과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서, 누구나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캠페인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당장 에너지 사용 절감 목표도 중요한 기준이지만, 기후위기라는 눈앞에 있지만 너무 거대해서 제대로 볼 수 없는 재난을 함께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인식을 같이할 기회를 찾는 일에 집중했고,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프로그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2021년에는 몇 가지 행운도 따랐다. 종로구청 환경과에서 무악현대아파트의 다양한 공동체 활동사례를 눈여겨보고 에너지자립마을 파트너로 참여 협의를 해온 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와 함께, 에너지자립마을 활동이 가족과 이웃에게 힘든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실행 방향성을 잡아준 에너지보안관 심재철 선생님의 참여도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실행에 큰 힘을 실어 주었다.

기후위기 강의를 듣고 있는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새싹 이웃들 (SBS ‘물은생명이다’ 중)
기후위기 강의를 듣고 있는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새싹 이웃들 (SBS ‘물은생명이다’ 중)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실행구성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웃과 함께 하는 교육 프로그램, 함께 하고자 하는 이웃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 그리고 공용시설개선 활동이다. 이 중에서 교육 프로그램의 주요한 내용은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에너지보안관 심재철 선생님과 구성하였는데, 교육 프로그램 중 인기 있는 3+1 절전 실천법은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이웃에게 널리 알릴 수 있어서 보람도 있었다.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의 교육과 캠페인은 제목 그대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혜택을 모두 공유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는 활동이 되는데, 그런 면에서 에너지보안관 심재철 선생님의 3+1 실천법은 실행 취지에 잘 맞는 맞춤옷 같은 실천 방법이라 생각한다.

사업제안서를 잘 쓰고, 행정기관과 협력이 잘되고, 좋은 강사를 섭외한 것만으로 마을공동체 활동이 자연스럽게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모든 환경을 토양과 양분 삼아서 함께 실천하고 참여하며, 관심 있게 사업을 이끌어가는 주민참여가 사업을 완성하는 핵심적인 힘이다.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이 실행 과정에서 공중파 방송에까지 소개된 이유는 참여하는 이웃에게 그 이유가 있었다.

에너자이제의 놀라운 성과

무악현대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활동 중 교육 활동은 <에너자이제>라고 명명했다. ‘에너지자립 이제 함께해요’라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교육 프로그램의 실행명은 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기후위기라는 우리 모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실천하는 방법뿐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에너자이제 프로그램은 크게 보면 에너지절약 특강, 청소년 방학 특강, 에너지활동가 교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너지절약 특강은 이웃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인데 주된 내용은 우리집 전기료 다이어트, 전기에너지 그리고 가전제품에 관한 이야기, 지구 환경 생태계와 기후변화의 위기 그리고 우리의 삶, 에너지 자립을 위한 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이웃에게 특히 인기 있는 강의는 우리집 전기료 다이어트인데, 에너지보안관 심재철 선생님이 오랫동안 에너지자립활동을 실천하면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고, 쉽게 지속할 방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더욱 좋은 점은 작은 실천만으로도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곧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으니, 우리집 전기료 다이어트 특강은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다. 2021년 6월 29일에 있었던 교육을 듣고 꾸준히 실천한 한 세대의 관리비 고지서 변천사를 살펴보면, 그 결과는 놀랍기만 하다.

무악현대아파트 한 세대의 2021년 5월부터 8월까지의 전기에너지 사용량 변화
무악현대아파트 한 세대의 2021년 5월부터 8월까지의 전기에너지 사용량 변화

이 세대는 5인 가족의 평범한 세대인데, 2021년 5월 기준으로 동일면적 평균과 비교하면 7.3%가량 전기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세대였다. 에너자이제 교육 프로그램과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6월 초순부터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실천을 했는데, 당장 6월에 동일면적 대비해서 6.7% 비용 절감 효과를 보였다. 그만큼 관리비를 절감한 것이다. 7월에도 동일면적 대비 감소는 이어졌고, 8월에는 매우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무려 51.3%의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절감 성과가 놀라워서 인터뷰를 해보니 가족이 함께 에너자이제 교육을 적극적으로 들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실천이 있었는지 궁금하여 문의해보니, 에너자이제 교육을 통해서 알게 된 3+1 실천법을 빠짐없이 실행했다는 것이다. 24시간 이용하는 냉장고의 경우 냉동실 온도는 영하 17℃, 냉장실 온도는 영상 4℃ 정도로 조절하면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 그 밖에 TV를 절전모드로 사용하기,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빼두기 등을 꾸준히 실천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잠자는 동안에 사용하지 않는 인터넷 공유기, TV 셋톱박스, TV, 오디오의 전원에 무악에너지자립마을에서 제공한 스마트 플러그도 사용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천하는 하나하나가 모여서 동일면적 세대와 비교하면 약 51.3% 금액으로는 37,000원가량의 전기에너지 사용료를 절감했는데, 함께 실천하면 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더욱 보람 있었던 점은 누구 한 사람의 실천이 아닌 가족 모두의 참여로 이룬 성과라는 것이다.

 

에너지보안관 심재철 선생님의 3+1 절전비법이란?

1. 냉장고 냉동실 온도 영하 17℃ 냉장실 온도 영상 4℃ 설정하기

2. 설정에서 절전모드 설정하기, 화면 밝기를 조금 낮춰도 좋아요!

3. 9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에어컨 코드 뽑아두거나 에어컨 누전차단기 내려 놓기

4. 그리고 하나더! 잠자기 전 사용안하는 셋톱박스, 인터넷 공유기 꺼두기

 

청소년 방학 특강이 보여준 또 다른 희망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교육 프로그램 ‘에너자이제’에는 청소년을 위한 방학 특강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는 또 다른 희망이 반짝였다. 원래 계획은 방학 기간 중 기후위기 전문가 진로를 생각하는 청소년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만 할 계획이었는데, 실천 경험을 SNS에 공유해서 더 많은 이웃에게 전파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확대되었다. 실천이 공익적 목적을 가진 참여인 관계로, 종로구청 환경과와 협의해서 SNS 활동인증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자원봉사시간을 인정해주기로 협의가 되었다. 첫 번째 청소년 방학 특강은 7월 22일에 있었는데, 불과 2주를 남기고 기획이 조정되면서, 과연 이 과정이 실행까지 제대로 마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모든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청소년 방학 특강을 앞두고, 주민활동가는 교육 참여하는 학생 대상으로 교육의 취지와 SNS 활동에 따른 성과에 관해서 설명해주었고, 인근 학교와 협의하여 학생 대상으로 교육 홍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종로구청 환경과에서는 자원봉사 인증을 위해 내부적인 행정 절차를 실행해나갔다. 이 점이 청소년 방학 특강 실행 과정에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활동이 보여준 첫 번째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주요시설인 학교와 연대하여 프로그램 홍보 활동을 위한 소통이 이루어졌고, 주민이 당장 하기 어려운 부분은 종로구청 환경과에서 신속히 행정적인 힘을 더해 주어서 실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희망은 참여하는 이웃에게서 보았다. SNS 인증을 하는 것도 감사했지만, 청소년 방학 특강이 끝나고 교육에 참여했던 학생의 가족이 연락을 해왔다. 교육에 참여했던 자녀가 교육 이후로 환경에 관해서 관심을 두게 되었고, 생활 속에서 실천으로 이어지는 모습에서 자녀의 성장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다음을 이어갈 세대의 변화와 실천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공용부분 에너지절감을 위한 활동 모습 (SBS ‘물은생명이다’ 중)
공용부분 에너지절감을 위한 활동 모습 (SBS ‘물은생명이다’ 중)

 

무악현대아파트 생활지원센터와의 협업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실행 과정에서 생활지원센터의 신속한 지원과 진정성 있는 참여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공동주택을 무대로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여러 가지 상황에서 생활지원센터와 협업은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공동주택에서 이웃과 소통은 몇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안내방송, 주민 대상 문자발송, 게시판 공고 등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실행의 시기이다. 간혹 교육 일정이나 캠페인 실행 시점이 조정되는 경우, 이웃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선택한 방법을 적시에 실행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마을 활동은 수많은 사회적 이슈나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안내의 시기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는 예도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홍보 벽보를 활동 소개에서 캠페인 참여 안내로 변경해야 할 시기가 있었다. 벽보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협의, 내용 검수, 제작, 배포 등의 과정을 거치는 일이기 때문에 실행에 참여하는 어느 한 축이라도 무너지면 예상치 못하게 시일이 소요되어서 효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무악현대아파트의 생활지원센터는 사업 실행을 위해 여러 과정을 신속하게 실행했다. 평소 마을공동체 활동의 지원 조직으로 참여한 경험이 주민과 빠른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그 과정을 지켜본 참여자 관점에서 이야기한다면, 마을공동체 활성화 정도가 에너지자립마을 실행에서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보는데, 그것은 단지 참여하는 이웃뿐 아니라 생활지원센터의 사업 참여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과정을 만날 때마다 생활지원센터의 진정성 있는 참여는 실행에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캠페인 실행을 함께 협의하는 실행그룹 (SBS ‘물은생명이다’ 중)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캠페인 실행을 함께 협의하는 실행그룹 (SBS ‘물은생명이다’ 중)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캠페인

글을 작성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활동에 참여한 이웃은 약 200세대 정도가 된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 100세대 정도가 참여하면 다행이라 생각했던 것에 비한다면 기대보다 이웃의 참여가 잘 이루어져 왔다. 코로나19라는 환경 안에서 모든 실행 과정을 조심스럽게 해오며 이룬 성과이기에 소중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모두를 위한 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야 하기에 쉽게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이웃에게 잘 전해졌다는 생각이다.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캠페인은 현재까지 4가지 캠페인을 실행하고 있다. 종로구와 협력하여 한사람이 1년간 1t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실천 서약, 8월 22일 에너지의 날 소등 캠페인, 에코백 사용 캠페인, 그리고 기후위기와 환경보호를 위한 표어 만들기 캠페인이 그것이다.

이쯤에서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의 주민 실행그룹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다. 에코백 캠페인의 경우, 사업 초기 계획은 교육과 활동에 참여하는 이웃에게 에코백을 제공해주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계획대로였다면 참여자를 위한 에코백을 준비해서 나누어 주는 형식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주민 실행그룹에서 이웃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세대마다 에코백이 이미 너무 많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래서 평소 마을 활동에 함께 하는 이웃에게 조용한 설문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새로운 에코백을 제공해주기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본래의 목적에 조금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집안에 잠자고 있는 에코백을 일상에서 활용하는 캠페인이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에코백 사용 캠페인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의 새로운 내일을 기약하며

2021년 기준으로 에너지자립마을 프로그램은 지자체와 마을이 공동으로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민관협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일인데, 서로 간 신뢰와 협력의 연결 고리가 형성되지 않으면 참여하는 주민도, 실행 지원을 하는 지자체도 모두 힘든 일이 되어 버리기 쉽다. 다행스럽게도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실행 과정에서는 지난 수년간 마을공동체 활동에 함께 하며 마을 일을 상의하고 실천하는 경험의 과정이 정립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은 이제 1년 차 활동을 마무리하고 있다. 첫해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일에 집중했다. 계획대로 된다면 앞으로 두 번의 실행 기회가 더 남아 있는데, 이때부터가 에너지자립마을 활동의 본격적인 실행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앞으로 남은 두 번의 기회에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 방향성은 이웃과 함께 협의하고 상의하는 과정에서 찾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맞이하게 될 새로운 과정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바람을 가져 본다면, 2021년 첫 시작에서 함께 협의하고 상의하며 어려운 과정에서도 길을 찾아온 것과 같이 모두의 생각과 뜻이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을 잘 찾아갔으면 좋겠다. 기후위기란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함께 하는 과정만이 성과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끝으로 캠페인에 참여하는 이웃 한 분이 보내온 사업 참여에 대한 희망 담은 글로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의 참여 수기 글을 마친다. 

* * *

“일상생활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는 이웃이, 깜깜한 밤 잠깐 함께 하는 불 끄기를 통해 기후위기를 같이 고민하는 이웃이, 잠들기 전 사용하지 않는 전기용품 플러그를 빼두는 이웃이 우리 마을의 작은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바로 실천할 힘과 지혜가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과 함께 우리의 오늘을 지키는 실천이 앞으로도 힘있게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 동행하는 모든 이웃에게 고맙습니다.”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참여주민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SBS 방송 내용은 위 QR코드로 다시 볼 수 있다.
모두를 위한 무악에너지자립마을 SBS 방송 내용은 위 QR코드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