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이의 여우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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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이의 여우를 잡아라!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1.09.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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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치료사 예현숙 박사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타인에게서 우린 배울 점을 발견할 때도 있고 실망할 때도 있다. 여기에는 감정이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 형제에게서 분명히 같은 지향점을 지녔다고 생각했건만 의견이 엇나갈 때 당황스럽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역시 감정이 크게 개입되지 않는다.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는 어떤가? 배우자가 내 편이 안 되어 줄 때 당황하는 정도를 넘어서 화나고 속도 상한다. 감정이 크게 작용한다. 그럴 때 누군가 옆에서 ‘내 맘 같지 않아.’라는 말을 해 주면, 그 말이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배우자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심리가 작동되기 때문이다. 배우자를 타인 대하듯이 ‘거리 두는’ 심리이다.

 

 나는 어느 유형인가

신문에서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녀는 상대 발레리노에서 세종류의 인격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발레기술도 좋고, 상대를 배려하는 따듯함이 있는 사람, 발레기술은 좋은데 인격은 그저 그런 사람, 발레기술과 인격 모두에서 좋은 점을 경험하기 힘든 사람, 대충 이렇게 읽었던 거로 기억난다. 이 분류를 부부관계에 적용해보자.

나는 상대에게 어떤 사람일까? 자기만의 역할을 잘하면서도 배우자를 존중해주는 따듯한 사람. 아니면 자기만의 역할은 잘하지만 배우자를 잘 대우하지 못하는 사람. 자기만의 역할도 못 하고 상대를 향한 따듯함도 없는 사람. 대략 이렇게 나누어본다면 나는 이 중에 어느 부분엔가 속하게 될 것이다. 물론 ‘잘한다’와 ‘못한다’에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참고해야 할 것이다.

 

 

부부 사이를 허무는 여우를 잡아라

사랑해서 부부로 백년가약을 맺고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같이 살면서 크고 작은 차이점들이 반복해서 마찰을 만들고, 그것이 둘 사이에 갈등을 일으킨다. 갈등이 생기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상대에 대한 잦은 실망 때문에 애정과 우정을 잃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를 망치지 않으려면 둘 사이의 담을 헐고 있는 ‘여우’를 잡아야 한다. 여우는 차이점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이다.

100가지 데이터를 다 적용해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아내가 별종이라는 결론을 낸 남편이 있었다. 아내의 외로움과 인정 욕구를 알아차리지 못한 남편은 아내가 삐치거나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곤 하는 겉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딸아이를 사랑하는 데 반해 아내를 향한 미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다음에 여행도 아내 대신 딸아이와 가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물론 남편은 나중에 아내에 대한 생각을 정비하고, 아내와 함께 하는 미래의 좋은 청사진을 품게 되었다.

 

 

왜 짜증을 내지?

사랑하게 되면 상대의 모든 허물을 덮어주게 된다. 인내하게 되고, 오래 참게 되고, 배려하게 되고, 존중하게 된다. 이것이 사랑의 힘이다. 진정한 사랑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지금 나는 배우자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오래 참아주고, 견디어주고 있는가? 내 잣대로 상대를 비난하고,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상대는 백 가지 데이터를 대비해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돌보아주어야 할 연약한 대상일 수 있다. 자존심이 유난히 강하고, 화를 버럭 내는 사람일수록 그렇다. 이런 사람들은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도 많다.

배우자가 짜증을 내는가? 왜 짜증을 내는지 물어봐라. 상대를 견디어보자. 상대의 허물을 너무 탓하지 말자. 상대는 내가 아니므로 내 맘 같지 않은 존재이다. 상대를 내 맘대로 해 보려고 한다면 실망이 찾아온다. 우정은 도망가고 관계는 삭막해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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