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만남을 위해 자신을 표현하는게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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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만남을 위해 자신을 표현하는게 중요해요!
  • 예현숙 박사
  • 승인 2019.11.2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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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전문가 예현숙 박사의 부부이야기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 부부 관계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잘 안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저를 포함해서 자신을 표현하기보다 외적인 이야기를 더 나누게 되는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데 서툴러서 부부 사이에 진하게 연결되는 느낌이 부족합니다. 연애 시절을 한번 회상해 볼까요? 연애 시절에는 그래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잘 표현한 거 같습니다. 상대방과 함께 대화했고, 잘 이해하고, 잘 이해받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하여 소통하는 데서 오는 기쁨도 컸고, 행복감도 맛보았습니다. 이해하고 있다고 믿었고,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주로 아이들의 문제와 이웃집 이야기 등 외적인 문제들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만 부부 두 사람의 친밀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는 잘 나누지 않습니다. 그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피상적인 정보를 나누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외적인 이야기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친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이런 정보만을 나누게 된다면 왠지 아쉬운 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 아쉬운 점은 둘의 마음이 깊게 연결되지 않은 느낌일 것입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배려하고, 아껴주고, 칭찬하고, 지지해 주는 부드러운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자신을 표현하는 게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옆에 있는 아내에게 혹은 남편에게 눈길을 주는 대신 스마트 폰에 시선이 더 많이 가 있거나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다면 아무래도 자신을 표현하는 일은 힘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상처를 입고, 입을 그만 닫아버리게 되기에 십상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아직 아이들이 어릴 때 일어나고 있다면, 그 집안 공기가 어떨지 상상을 해 보십시오. 식사시간에 아빠는 한마디도 안 하고, 엄마는 아빠에 대한 화풀이를 애들에게 잔소리로 풀게 됩니다. 살벌한 공기가 집안을 메우게 되겠죠. 왜 이렇게 되어 가는 걸까요? 호기심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상대에 대해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알아가고, 이해하려는 마음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 첫째 이유일 것입니다.

이해받지도 못하고 자신의 이야길 표현하지도 못한다면 사람은 병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화병, 우울증, 무기력증, 괜한 짜증 감, 신경증 등이 다 이런 데서 생겨난 병일 수 있습니다. 부부간 깊은 연결을 원하면서도 한편은 피하려는 구실을 찾아내곤 합니다. 그만큼 무엇인가 집안의 분위기가 나를 받아주는 분위기가 아니고, 따지고, 공격하고, 짜증 내고 하는 일들로 인해서 피하고 싶은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겠지요. 이런 악순환이 우리 가정에 일어나고 있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겁니다. 나는 배우자에게 원하는 것만큼 배우자에게 베푼 것이 있는지 꼭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주 쉬운 이야기이지만 실제 상담현장에서 이 점을 점검하게 되면 잘못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쉽게 상대에게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럴 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비난을 쏟아내는 대신 호흡을 가다듬고 흥분을 가라앉힌 다음을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상대라고 그렇게 비난을 퍼부었건만 사실 나 자신에게도 커다란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배우자를 대하는 나의 행동이 만족스러운지, 자랑스러운지도 한 번 점검해 보십시오. 점검하는 방법 중에 신앙이 있는 사람들은 기도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배우자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자신감을 채워주는 일인지 그것도 점검해 보십시오. 잔소리와 충고는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부터는 상대가 작은 걱정거리라도 얘기할 때 속사포처럼 빨리 조언을 쏟아내지 마십시오. 차 한잔 마시며 지긋이 듣는 게 진정한 만남의 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