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동 금은방 토박이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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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동 금은방 토박이 사장님
  • 김승규 기자
  • 승인 2021.04.15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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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금은방 골목

세운상가 옆 예지동은 10여 년전 오세훈 시장 시절 재개발지구로 지정됐습니다. 당시 사업진척이 잘 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 박원순 시장시절 곧 진행이 되는듯했으나, 그 역시도 세입자들과의 의견 대립으로 진행이 미뤄지던 것이 작년부터 빠르게 점포들이 비워지고 철거가 임박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4월 중순까지 이주센터에 이주비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공탁을 통한 진행을 하겠다는 통지가, 미처 떠나지 못한 가게들에게 전달이 된 상황입니다.

몇 곳 남지 않은 점포에 우체국 직원이 우편물을 전달하고 있다.
몇 곳 남지 않은 점포에 우체국 직원이 우편물을 전달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어수선한 금은방 골목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몇 집 남아있지 않은 금은방

골목 한쪽에 아직 문을 열고 있는 은성 금은보석가게가 보입니다.

손님에게 한창 제품을 보여주고 계시는 박미자 사장님
손님에게 제품을 설명해 주는 박미자 사장님

 

화창한 봄 날씨 마냥 화사한 웃음이 정겨운 박미자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종로에서 태어나 학교도 여기서 다니고, 결혼하고 집도 여지껏 종로에 살아요. 이제는 아이들이 결혼하여 손자, 손녀를 데리고 와요. 종로는 내 모든 삶과 함께 한 곳이지요."

웃음으로 모든 것을 보듬어 줄 것 같은 박사장님에게도 재개발과 코로나는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운동을 못해서 살이 더 쪘어요. 일로는 손님이 많이 줄어 가게가 힘들구요." ​코로나 이야기에 손사래부터 치신다. 어느 가게인들 호황이겠나 싶지만 그래도 하는 마음으로 여쭈었다가 송구스런 마음만 들었다. 

그날은 마침 8년만에 예지동을 찾았다는 모녀 손님이 계셨다. 그분들도 헌법재판소 옆에서 오래도록 식당을 하다가 지금은 가게를 정리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목걸이를 사러 나왔는데, 재개발로 많은 점포들이 비어 있어서 예전 같지 않다며 아쉬움을 드러낸다.

단골 손님들이 많아 찾아 주어 그나마 유지를 하고 있다는 박사장님은 결혼한 아들도 같은 업종에서 일을 한다며 웃음을 지으신다.​

재개발 때문에 종묘 담벼락 근처로 옮길 가게를 준비했다는 박사장님, 새로 옮기는 곳에서 장사가 잘 될지 기대반 우려반의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종로 토박이 박미자 사장님은 종로에서 태어나 결혼 후 지금까지도 종로에서 살고 계신다
종로 토박이 박미자 사장님은 종로에서 태어나 결혼 후 지금까지도 종로에서 살고 계신다

 

박미자 사장님!

건강과 일 모두 놓치지 말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