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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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몸짓
  • 엄광용 작가
  • 승인 2021.04.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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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한 편

                           어떤 몸짓

                                                                     김휘승

 

늦은 밤, 시골 터미널 창가에 서 있었다.

다 이별일 것이라고, 더한다면 흐릿하게 남은 기억이 있을 것이라고, 이제는 조금 헛갈리기도 하는 그런.

잊고 또 그만큼 잊힌 채, 창에 비치는 꽤나 먼 곳의 몸짓으로, 멎어, 낯선 곳에서 표정 없이.

 

 

<사랑의 아포리즘>

사랑의 간격

옛사랑의 기억은 ‘꽤나 먼 곳의 몸짓’으로 남는다. 아무런 ‘표정 없이’ 그저 하나의 몸짓으로 정지된 채 신기루처럼 남아 있을 뿐이다.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면 곧 사라져버릴 것 같은, 그래서 ‘조금 헛갈리기도 하는 그런’ 허상으로 기억될 뿐이다.

-이별의 안타까움은 사랑의 간격을 거리로 표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가까이 있는 듯 하면서도 멀리 있어서 그냥 허상의 몸짓으로밖에 기억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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