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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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광용 작가
  • 승인 2021.03.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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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한 편

                   편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사랑의 아포리즘>

눈 감아도 보이는 거울

나와 그대 사이에 사랑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인 거울이 있다. 그 거울을 통해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사랑을 앓기 시작하는 내가 있음을 안다. 사랑을 안다는 것은 또 다른 ‘나의 시작’에 다름 아니다.

-사랑은 눈 감아도 보이는 거울이다. 내가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 그대와 만나는데 아무런 벽이 되지 않는, 그래서 하나로 겹쳐질 수 있는 마음속의 투명한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