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인가 습근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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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인가 습근평인가
  • 이동복 작가
  • 승인 2020.10.0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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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삼국언어의 같은 뜻 다른 뜻

 

<겨레말큰사전> 가제본 입찰 공고가 나왔으니 곧 발간되는 모양입니다. 이 사전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으로서 작으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몇 자 씁니다. 사전에 인명이 실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남북의 학자들이 모인(모였던?) 자리에서 중국인이나 일본인의 이름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것에 관하여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학자들은 시진핑으로 말하고 북한의 학자는 습근평으로 발음하는 것을 어떻게든 하나로 통일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신문사마다 다른데 시진핑으로 쓰고 한자 習近平을 괄호로 표기하는 곳도 있습니다. 일본인의 인명도 마찬가지로 원어민 발음을 쓰고 한자를 괄호 안에 표기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文在寅(ムン・ジェイン)으로 써서 원어 발음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인에 대하여는 한자로 표기하다보니 習近平을 슈우킨페이로 읽어 원어발음을 무시했습니다. 최근에는 習近平(シー・ジンピン)으로 표기하여 원어 발음으로 읽도록 도와주는 기사도 있습니다. 한일간에는 발음상 서로 원어를 존중하고 있으니 상호주의에 부합한다고 보겠습니다.

중국의 뉴스에서는 文在寅으로 쓰고 중국어 발음인 원짜이인으로 읽으니 원어 발음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安倍晋三도 안베이진싼으로 읽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원어를 무시하는데 일본에서 근래 원어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본인이라면 굳이 원어를 표기하는 수고를 하지 않겠습니다. 그들의 일이니 우리가 끼어들 일은 아니나 참고는 되리라고 봅니다.

북한이 습근평으로 쓰는 것은 중국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에서 아베를 어떻게 쓸까요. 그쪽 매체를 접할 기회가 없어서 안배진삼이라고 쓰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습근평과 시진핑, 안배진삼과 아베신조. 말이 통하려면 한참을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필자의 주장은 상호주의에 입각하자는 것입니다. 즉, 중국인에 대하여는 습근평을, 일본인에 대하여는 아베신조를 쓰자는 것입니다. 아이스크림을 얼음보숭이로 순화한 북한 학자들에게 감탄합니다. 하지만 볼펜을 버리고 원주필을 표준으로 삼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는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