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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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0.09.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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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한 권의 책

 

노자의 도덕경은 동양판 <코스모스>라는 생각이 든다. 칼 세이건이 과학적 바탕 위에 ‘코스모스’라는 인문학적 역저를 이루어냈다면 <도덕경>은 동양철학의 바탕 위에 ‘도’라는 자연의 섭리에 대해 갈파했다.

“하늘과 땅이 있기 전에 무언지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소리가 없어 들을 수도 없고 모양이 없어 볼 수도 없으나

다른 것에 의지하지 않고 홀로 우뚝 서서 변하지 않는다.

그것의 영향력은 미치지 않는 데가 없고 움직임도 멈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물의 어미라 할만하다.”(도덕경 책 25장)

노자의 이런 사상은 우주가 원래는 수많은 입자로 이루어진 구름이나 뜨거운 기운 덩어리였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입자들끼리 끌어당기거나 회전하는 힘으로 중심이 형성되고 그것이 점차 커져서 해와 달과 별이 되었다는 지금의 과학의 원리와 일치한다.

노자는 하늘과 땅을 생기게 하고 만물을 낳고 기르는 그것, 모양도 없고 성질도 없고 한계도 없고, 다함도 없는 그것,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것을 '도(道)'라고 불렀다. 도는 바로 인간을 포함한 만물이 그 법칙에 따라 나고 자라고 시들고 사라지는 운동 양식이다. 칼 세이건이 말하는 우주가 생성되고 또 움직이고 변화하는 만물의 섭리를 노자는 ‘도’라는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인간들의 모든 문제는 이 도에서 벗어날 때 발생한다고 한다. 사랑이니 정의니 하는 것도 결국 도에서 벗어날 때 생기는 것이며 유교의 인의라는 것도 그것이 도에서 벗어날 때 일어나는 규범이라고 한다. 결국, 인간의 모든 일이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지 않을 때 생기는 일종의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도에 따르고 도에 의해 살아야 한다는 노자의 말은 결국 무위자연(無爲自然)-모든 게 있는 그대로 인위적이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류 역사는 기원전 500년을 전후로 생성된 불교ㆍ그리스철학ㆍ기독교 철학의 인문학적 문명 이래 지금까지 한 걸음도 더 진보하지 못한 채 과학적 문명만 계속 발전해 왔다고 말하는 학자들의 주장도 노자의 도덕경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노자가 몰랐던 과학이 어디 있단 말인가? 숫자로 표현하는 것만이 과학이란 말인가!

노자의 도덕경이라는 대저(大著)를 읽으면서 내 머리를 계속 두드린 것은 우리 인류는 과연 진화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