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달고 날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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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달고 날고 싶어요!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0.08.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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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전문가 예현숙 박사

 

미국의 정신과 의사면서 임상심리학자인 윌리암 글래서는 인간에겐 소속 욕구가 있어서 사랑하고 나누고 하는 속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즉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정서적 불안을 느끼게 되고, 흔히 말하듯 사랑의 결핍 때문에 상처를 받습니다.

한편 사랑이 지나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지나친 것은 결핍만큼이나 안 좋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결핍되지도 않고 과잉적이지 않은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런 사랑은 가능한가요? 저는 그런 사랑은 상대를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상대의 창조성이 나오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랑과 소유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우리는 상대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지나치게 소유하고 집착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요? 연인들이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상대의 행동 하나하나에 간섭하고 제약을 두려고 한다면 얼마나 숨이 막힐까요? 부모 또한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나친 간섭이나 참견으로 과보호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 거 같습니다. 그들은 그것이 얼마나 해악이 되는지 모르는 거 같습니다.

그 결과 나타나는 부정성이 마마보이, 마마걸이 되는 것이죠. 마마보이, 마마걸은 자녀에게 날개를 달아주기는커녕 그들의 날개를 꺾어버려서 날지 못하는 상태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가 ‘나는 너를 소유하고 싶어’의 지나친 지배나 소유 욕구로 나타난다면 이처럼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건강한 자아는 자존심이 아니라 자존감이다

저는 지금 사랑하는 대상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자존심과 유사하지만 다른 의미인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많이 회자 되고 있죠. 자존감이 낮다, 높다 이런 말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말로 건강한 자아를 지닌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특징은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깁니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인정하거나 수용하지 못하고,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거나 사랑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가족을 희생적으로 돌보는 여성이 자기존중과 사랑에 근거해서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보상 차원의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희생의 대가로 자녀를 끊임없이 엄마에게 의존하게 하고, 자신도 자녀에게 의존적이 되므로 상대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대신 피차 서로 옭아매는 관계가 되고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라

그러므로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나만을 아는 ‘자기도취적 사랑’이 아니라, 남을 사랑하듯 자신을 사랑하는 걸 일컫는 겁니다. 이렇게 자신을 사랑하는 자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요즘 미스터트롯이 대세인데요. 거기에 나오는 트롯 톱가수 7인을 보면 그들 가운데 할아버지 아래에서 혹은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 가운데 성장한 가수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자신들의 불우한 환경에 대해서 담담히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비록 불행했던 어린 시절이 있더라도 그것에 대해 타인과 나눌 수 있다면 자신을 수용하며 사랑하는 길에 들어선 겁니다. 아픔을 나누면서 치유되는 겁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하듯이 상대를 또한 생긴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사랑해준다면 상대는 그 사랑을 먹고 자기의 개성대로 마음껏 날개를 펴고 날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