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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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이야기
  • 박원 작가
  • 승인 2020.08.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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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의 불완전 유전
분꽃
분꽃

분꽃입니다.
꽃이 지면 검고 굴곡이 있는 콩알 크기의 씨앗이 여뭄니다. 씨앗을 갈라보면 하얀 속이 드러나는데 그걸 빻아 가루를 만들면 얼굴을 화장할 수 있는 분이 됩니다.
쌀을 빻아 그 가루를 분으로 썼다고도 하는데 분꽃 씨앗도 화장품 원료로 사용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꽃의 분가루는 얼굴에 바르는데 접착력이 떨어져서 납이나 수은을 섞어 발랐다고 합니다. 얼굴을 일시적으로 희게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많은 여성들이 수은 중독으로 얼굴이 썩어갔고 더 많은 수은을 쓰다가 죽어가야 했습니다. 이는 서양뿐 아니라 우리 왕실에도 분꽃과 수은중독에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분꽃은 색깔이 아주 다양합니다.
붉은색, 주황색, 흰색 여러가지로 섞인 색이 있습니다.
꽃은 오후 4시경에 피어서 아침까지 피었다가 햇살이 강해지면 시듭니다. 과거 시골에서는 분꽃이 피기 시작하면  저녁 밥을 앉히는 시간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양에서는 four o'clock flower (4시꽃)라 불립니다. 한번 핀 꽃은 이튼날 아침에 시들고 다른 꽃이 이어서 핍니다.

  원산지는 중남미이고 1520년 경에 마젤란을 이어 신대륙 탐사대에 나선 로아이사에 의해 스페인에 전해진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후 분꽃은 유럽대륙으로 퍼져나가고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들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분꽃은 한해살이 내지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제주도에서는 키가 1m  이상으로 자라는 다년생 풀입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분꽃의 꽃색은 다양하고 분류학에서 아주 유명한 사건에 관련됩니다. 분꽃은 같은 가지에서 여러가지 색깔의 꽃이 핍니다. 처음에 흰꽃이 피던 가지에서 시간이 지나면 붉은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멘델은 완두콩을 교배해서 교잡종을 만들고 우열의 법칙, 분리의 법칙, 독립의 법칙이라는 유명한 멘델의 유전법칙을 찾아냈습니다.

 코렌스는 1900년경 분꽃을 교배해서 우열의 법칙과는 또 다른 중간유전의 법칙을 찾아냅니다. 우리 현실 속에는 멘델의 우열의 법칙보다는 중간유전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질문으로 머리좋은 아버지와 외모가 예쁜 어머니가 결혼하면 유전적으로 어떤 자식이 나올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존 오즈번이라는 영국 유명 극작가가 미모의 여배우로부터 청혼을 받았는데 그녀는 이렇게 고백했다고합니다. 우리가 결혼하면 당신처럼 머리가 뛰어나고 나처럼 외모가 아름다운 자식이 태어날게 아닌가요 라고 했습니다. 이에 오즈번은 그녀에게 이렇게 대꾸했다고 합니다. 

"나처럼 못생기고 당신처럼 머리나쁜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지 않겠소." 

 사람의 지능이나 외모, 키와 같은 것은 우열이 있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당연히 머리가 좋거나 예쁘다거나 하는게 자식에게 유전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말을 들으면 충격을 받을 사람도 있을것 같습니다. 자녀의 성격은 유전적인 요인이 아주 크다고 합니다. 자식의 성격을 두고 미워하는 것은 사실상 자신이나 남편 또는 양쪽 집안의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