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건너간 중국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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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건너간 중국부채
  • 황사국 주민기자
  • 승인 2019.11.0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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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 화정박물관 특별전

 

전시회 포스터
전시회 포스터

평창동 화정박물관에서는 지난 9월 3일부터 2020년 2월 16일까지 「유럽을 건너간 중국부채」란 주제로 화정박물관 소장품 특별전시전을 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시는 19세기를 전후하여 중국에서 제작되어 유럽으로 수출된 부채들을 중심으로 생산지역으로서의 중국과 소비지역으로서의 유럽의 시대와 지역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광저우 중심으로 전개되던 중국과 유럽의 치열한 교역의 흔적, 그리고 당시의 미술과 공예의 흐름이 모두 반영된 흔치 않은 전시회이다.

전시작품은 화정박물관 소장 중국부채 60여 점과 유럽부채 20여 점, 그 외 부채와 관련된 회화 및 공예품 10여 점 등 모두 90여 점이다.

유럽 취향에 맞춰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 성인을 묘사한 접선, 깃털로 장식한 화려하기 짝이 없는 부채, 단향목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브리제 부채 등이 관람자의 눈길을 즐겁게 한다.

18세기에서 19세기 중국과 유럽의 여성들에게 외출이나 의식, 손님 맞을 때 가져야 하는 소지품은 무엇이었을까?

그때 당시의 유명 여류인사의 사진이나 초상화를 보면 어김없이 부채를 들고 있다. 그 당시 부채는 오늘날 핸드백이나 마찬가지로 신분을 막론하고 여성들이 꼭 지녀야 할 소지품이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동서 교역의 중심 물품은 차와 비단, 도자기였고 그 외에 다양한 물품들이 거래되었으며 부채도 그중 한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었다.

유럽에서의 부채는 15세기경 포르투갈 상인들이 중국과 일본에서 접선(摺扇·접었다 폈다 하는 부채)형태의 부채를 들여오기 시작한 이래 16세기 이후에는 유럽 귀족들에게 인기 있는 소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여 특히 프랑스의 루이 14세 무렵에는 중국의 부채 제작기술이 도입되어, 부채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전체에 퍼져 나가 17, 18세기에는 신분의 상징이자 여성의 필수 장식품으로, 더불어 무언의 대화수단으로서 역할을 하게 되었고 이후 점차 부채는 신분에 상관없이 여성이라면 마땅히 지녀야 하는 소품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들 부채는 특유의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당시 서구 사회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으며 상당량이 수출되어 현재까지 많은 작품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부채들 하나하나에는 제작 당시의 시대와 사회, 문화를 모두 다양하게 반영하여 현재에 전해주고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화정박물관이 현재 전시하고 있는 탕카 기획전, 춘화전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요금은 1만 원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신정, 설 연휴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