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광화문광장,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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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광화문광장, 어떻게 할까요?
  • 정숙연 기자
  • 승인 2019.12.1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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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명의 시민토론단 열띤 토론

 

지난 7일(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 1관에서 ‘광화문광장 조성 1차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9시 30분에 도착한 300명의 시민토론단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열띤 토론을 하였다.

이번 토론회의 목적은 광화문광장의 위상변화와 이용자, 관광객, 인근 주민 등의 이해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향후 예상되는 갈등을 사전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에 목적이 있다. 토론회 진행은 국무조정실 산하 연구단체인 ‘한국갈등학회’가 맡았다.

주변 지역과 함께 명소화되는 공간이 되어야

1차 토론회의 세부 일정을 살펴보면 2개 섹션으로 나누어 토론을 진행하였다. 첫 번째 주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비전과 원칙’이었다. “광화문광장의 기본원칙과 방향”에 대하여 홍경구 단국대 건축과 교수의 발제가 있었다.

홍 교수는 광화문이 가진 역사성과 광장성을 말하고 현재까지 광화문 전문가위원으로서의 발자취를 보여 주며 6가지 기본원칙과 방향을 제시했다. 비일상을 넘어 일상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민을 위한 광장, 국가의 상징적 공간으로서 역사성을 느낄 수 있도록 시대적인 켜를 만들어야 함, 광화문 주변의 건축물과 시민들의 활동이 연계되는 광장, 전세대 및 외국인이 함께 사랑할 수 있는 명소, 기존의 교통체계를 보다 완벽하게 해결, 주변 지역과 함께 명소화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경 경실련 도시계획센터 국장은 “광화문광장 개편의 전제와 방향”이라는 주제를 두고 광화문광장 개편 논의의 반복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드러난다는 점과 재구조화의 타당성과 시급성에 의문을 제시했다. 이전의 많은 토론에서 나온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대규모 토목사업이 될 소지와 보행 공간 확보의 한계성, 교통대책 부재, 일반 시민과 소통 부재, 정책의 왜곡과 오류에 대한 우려 등을 들어 비판하면서 좀 더 큰 그림으로 접근하고 단계적 개편을 추진할 것을 전제로 제시하였다.

임창수 서울시 광화문광장사업반장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그간 추진 경위 및 원칙”이란 주제로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기획한 다양한 의견 수렴으로 역사성, 보행성, 시민성을 살리는 ‘시민 중심 대한민국 대표 공간’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광화문광장 조성의 원칙으로 지역주민, 개인의 일상적 생활공간과 국민 참여 공간 조화, 사람 중심, 역사와 미래 공존, 단계적 전면 보행, 상향적 사회적 합의라는 6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토론자들은 주제발표 1을 듣고 자신이 생각하는 광화문광장 비전을 나누고, 발제자들에게 질문도 하고, 질문 후에는 원칙도 세워보는 것으로 1섹션을 마쳤다.

 

2섹션은 ‘광화문광장의 운영 및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이었다. 윤성진 한국문화기획학교 교장은 “새로운 광화문광장 운영의 문화적 재구조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발제에서 11월 13일에서 11월 22일까지 운영된 온라인 발언대와 11월 18일부터 11월 22일까지 광화문광장 시민 발언대 등에서 나온 ‘광화문광장은 ㅁ다’의 결과를 가지고 시민들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결국,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임을 강조했다.

주민들은 소음기준치를 낮춰 주길 제언

두 번째 발제자는 조기태 사단법인 세종마을가꾸기회 대표의 “지역의 피해 사례 공유 및 집시법 개정 요청”으로 이어졌다.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 충돌과 현행 집시법으로도 집회와 시위를 제한할 수 있음에도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그럼에도 기본권의 제한보다는 실질적인 소음기준치를 주간에는 65db를 55db로 낮추고, 야간에는 50db 이하로 낮춰 주길 제언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 위원장은 “왜, 어떻게, 누가라는 질문에 차례로 대답하기”라는 발제에서 서울이 시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도시, 시민들의 필요를 반영하는 공간으로 광화문광장이 되기를 희망했다.

토론자들은 주제발표 2를 듣고 광장 운영 및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는데 조기태 마을주민이 들려준 집회 녹취록을 듣고 “이렇게 소리가 큰 줄은 몰랐다.” “잠을 잔다는 건 어려울 것 같다.”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라며 주민 의견에 공감하고 사람 중심, 주민 중심의 공간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었다.

주최측에서 사전 준비가 소홀한 점을 지적

8시간 이상의 토론을 마친 후 소감 발표에서는 토론을 운영한 업체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사전에 자료집을 올려주거나 링크 등의 안내가 전혀 없다가 시작 30분 전에 링크를 보내와 실제로 토론 전에 자료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있는 광화문광장이라는 코너만 안내했어도 됐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사전 지식 없는 토론은 의견 개진이 있을 수는 있지만, 토론의 목적인 숙의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테이블 퍼실리테이터들은 개인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중립성을 훼손하지만, 준비 없이 토론에 참여한 토론자에게 다양한 입장을 정보 차원에서 제시하여 토론자가 패스하지 않고 토론에 참여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미흡한 준비에 만족한 결과가 있을 수 있을까?

2차 토론회는 15일(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10시에서 18시까지 열린다. 1차 토론 참석자들이 참여하고 광화문광장 구조와 교통에 관한 토론이다. 시민들의 열정을 담아 살아있고 의미 있는 숙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