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혼(夢魂)
상태바
몽혼(夢魂)
  • 曠坡 先生
  • 승인 2023.03.23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름다운 우리 시 한 수

                   

                             몽혼(夢魂)

 

근래안부문여하(近來安否問如何)/요사이 우리 님은 어떻게 지내실까

월도사창첩한다(月到紗窓妾恨多)/사창에 달 밝은데 이 몸은 한이 많아

약사몽혼행유적(若使夢魂行有跡)/만약 꿈속의 길에 흔적이 남는다면

문전석로반성사(門前石路半成沙)/임의 문전 돌길이 반은 모래 되었으리.

 

 

*꿈길 속의 사랑

아름다운 봄날, 사랑하는 임에 대한 꿈을 꾸어봅니다. ‘꿈길밖에 길이 없어’ 꿈속 길을 달려 임에게로 갑니다. 얼마나 꿈길을 달렸으면 임의 문전 돌길이 모래로 변했을까요? 이 시는 조선 명종 때의 여류시인 이옥봉의 연시(戀詩)입니다.

이옥봉은 충청도에서 왕족인 이봉지의 서녀로 태어났으나, 결국 신분 때문에 정실이 되지 못하고 어느 양반집 자제의 첩이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 후,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을 그리며 수많은 밤을 지새워 각혈을 하듯 연시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임이 간절하게 그리워지는 계절에 ‘몽혼’을 읽으며 ‘꿈길 속의 사랑’을 한 번 꿈꿔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