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봤어?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같은 부분에서 자꾸 쓰러지는 아이

아무래도 발목이나 다리 근육이 약한 가봐

앉았다가 폭짝 일어설 때 자꾸 주저앉고 말지

그래도 계속 이어가는 그 아이의 춤

안무를 바꿀 생각은 없는지 또 앉았다가 넘어지는 걸

하이힐에 정장차림으로 그걸 또 한다니 친구네 공장 바닥은 먼지도 새까만데, 헐

 

부장도 젊던데 

콜센타의 직원들은 더 젊고 어려

대기업이라고 들뜬 담임을 위해 불만도 씩씩하게 바꿔주네

그래 소희 참 씩씩했지 

거란 족과 담판 짓던 서희처럼 

시시껄렁한 남자들이나 칭얼대는 동료에게나 파렴치한 상사에게나

 

규칙대로 규정대로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면 달라질 줄 알았지, 흥

경쟁이란 끝이 없는 걸 가 보고야 알았어

기록이 목표가 되고 굴레가 되고 

우리끼리 밟고 우리끼리 다구리 

 

대체 뭘 위해서 누굴 위해서 

알고보면 실적 이윤은 슬쩍 

위를 위해서 장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학교를 위해서 제도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참아 참아 참아 참아 

어린 놈이 참아 

못난 놈이 참아 

지방 놈이 참아 

학생놈이 참아 

차마 차마 차마 차마 

내가 못할 일 내 자식이 못할 일 

동남아가 해 

스탄이 해 

조선족이 해

실습생이 해

 

보고 싶지 않은 일 

보이지 않으면 괜찮은 일

몰랐던 일 

남의 일 

맨발인지 슬리퍼인지 뭔 일인지 왜 그런지

얼마나 힘든지 어떻게 힘든지 

쳐다봤어 물어 봤어

죽어야 볼래 

죽어야 물을래 

죽어야 고칠래

죽어도 안 바꿔 

죽어도 안 바뀌어, 콱

 

그거 봤어?

사실 그 애 기어코 그 춤 성공했던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