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속의 매화(盆梅)
백옥당중수(白玉堂中樹)/백옥당 한가운데 있는 나무에
개화근객배(開花近客杯)/꽃이 피면 손님이 술잔을 드네
만천풍설이(滿天風雪裏)/하늘을 가득 메운 풍설 속인데
하처득부래(何處得夫來)/대체 어디서 이것을 얻어왔는가
*꽃 한 송이의 위로
조선 인조 때의 문신 임영(林泳)의 시입니다.
추운 겨울날 ‘백옥당’이란 방 한가운데 화분 하나가 놓여 있을 뿐, 손님 혼자 앉아 있는 방안은 쓸쓸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화분 속의 매화가 꽃을 피워, 손님은 반가움에 못 이겨 술잔을 듭니다.
갓 피어난 매화 한 송이만으로도 손님은 친구와 대작하는 것 이상의 술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늘 가득 풍설이 날리는 겨울날 매화꽃이 피어난 것이 신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꽃 한 송이의 위로가 추위까지 잊게 해줍니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습니다. 그러나 매화꽃 한 송이와 마주 앉아 대작을 하는 손님처럼 푸근한 마음으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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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매화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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