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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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이야기
  • 박원 작가
  • 승인 2019.12.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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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인간의 공존
멍멍이
멍뭉이

 개 키우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개에게 아들이나 딸 또는 동생의 지위를 부여하거나, 자신이 개엄마나 개아빠를 자처하는 게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개는 사람이 쓰는 비속어 중에 가장 안 좋은 표현에 사용됩니다.

 개는 후각과 청각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멀리서 다가오는 주인의 발자욱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고, 뛰어난 후각은 마약을 찾아낸다거나 산 속에서 실종자를 찾아내는 데 대단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시력은 그리 좋지 않다고 합니다. 개의 이런 특징은 개가 야행성 동물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낮에 활동하는 사람은 후각이나 청각이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시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는 개와 공존을 시작하면서 급속한 진보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여러 동물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 가장 가까이에는 개와 고양이가 있고, 마당에는 소와 돼지 닭이 있습니다. 마당 끝에는 양이나 말, 오리, 거위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종류에 따라 중요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일단 이들에게 고삐를 풀어주거나 먹이를 주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개와 고양이를 제외한 다른 짐승들은 나름 자신들이 살길을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한번 떠난 이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 주위에 남습니다. 그러나 주인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 개는 따라오지만 고양이는 살던 집을 지키면서 길고양이의 길을 선택합니다. 개는 사람을 따르지만 고양이는 사람을 자신과 대등한 동료로 생각하고 사람이 떠나더라도 자신이 살던 곳을 지킵니다. 아파트 생활을 해 온 고양이를 주인이 데려가면 아파트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해 그냥 따라갑니다만, 고양이는 사람을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는 사람과 공존하는 동물입니다. 개는 약 15,000년 전 숲에서 살던 늑대가 사람을 찾아와 공생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개와의 공존을 통해 인간 문명에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전까지 인간은 낮에만 활동하고 밤에는 야행성 맹수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사람은 지금도 어둠을 두려워합니다. 낮에 활동하는 인간과 밤에 활동하는 개와의 만남은 인간이 세상을 재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낮에 활동하는 인간은 사냥과 채집으로 혹은 공동 사냥을 통해 큰 짐승을 잡을 수 있었고 사람이 먹고 남은 식량을 개에게 주었습니다. 개는 주인이 잠든 밤 시간에 뛰어난 청력과 후각으로 맹수의 공격을 막고 도둑을 지켜주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만 득을 본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게 적대적인 호랑이, 사자, 곰, 늑대와 같은 맹수들은 모두 멸종위기에 처해있고 동물원에서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과 공존을 선택한 개는 가장 다양한 품종으로 가장 많은 개체로 발전했습니다. 개와 인간은 공존을 통해 서로가 가장 성공한 동물 종의 지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