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생각(秋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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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생각(秋思)
  • 曠坡 先生
  • 승인 2022.11.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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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을 적시는 한시 한 수

                    가을 생각(秋思)

고연생광야(孤烟生曠野)/연기는 홀로 들 가운데 피어나고

잔월하평무(殘月下平蕪)/새벽달 지평선 너머로 지려 하네

위문남래안(爲問南來雁)/남쪽에서 오는 기러기에게 묻노니

가서기아무(家書寄我無)/내게 부치는 우리집 편지 없느냐

 

 

*자연 속의 인간

조선 중종에서 선조 연간에 활동했던 문관 양사언(楊士彦)의 시입니다.

객지에 떠도는 고독한 나그네의 심경을 읊고 있습니다. 가을이 되니 더욱 고향 생각이 그립습니다.

1구와 2구는 아침밥 짓는 연기와 새벽달이 지는 자연 풍광을 읊으면서 가을 들판의 쓸쓸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구와 4구는 그러한 자연 속에 놓여 있는 인간(시인)의 심경을 읊고 있는 것입니다.

가을은 그렇게 나그네의 마음속에서부터 오는 모양입니다. 쓸쓸한 가을 정경에서 자연스레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