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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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가 아름답다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2.09.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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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6명의 필자가 쓴 교육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으로 전락한 교육을 인간을 위한 교육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세계 각인들의 교육철학소개서이다. 참다운 교육을 생각게 하는 좋은 책이다, <오래된 미래>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학교는 없다>의 이반 일리치, <삶은 기적이다>의 웬델 베리 등과 이오덕, 윤구병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름들이 많다. 그중 9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사티쉬 쿠마르>

레바논의 시인 칼릴 지브란의 시 <예언자>에 나오는 문장을 인용하면 “그대의 아이들은 그대의 아이들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갈망하는 생명이다. 아이들에게 사랑은 주어도 되지만 생각을 주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자기의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아이들에게 쓸모없고 케케묵은 생각만 쏟아붓느라 사랑은 한 조각도 주지 않는다.

 

<참다운 교사는 가르치지 않는다/비노바 바베>

비노바 바베는 간디와 더불어 인도의 독립을 위해 활약했던 인권 운동가이다.

그는 하버트 스펜서의 “인격을 만드는데 학교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교육은 의무가 아니라 기쁨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교육을 징벌로 느낀다. 교육의 목적은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두려움 없음'의 기초는 자기인식이다. 참다운 교사는 가르치지 않는다. 마치 태양은 아무에게도 빛을 주지 않지만, 모두가 그 빛을 받는 것처럼.”

 

<부모와 교사가 먼저 깨어야 한다/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인도의 작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말한다.

“지성이란 두려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무엇이 진실인지 알아내는 능력이다. 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을 얻거나 사실들을 끌어모아 엮는 일이 아니라 삶의 의미 전체를 깨닫는 일이다. 이 깨달음이 교육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다.”

 

<교육인가, 장사인가/교사 최성수>

“배움은 자신만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남과 나누어 갖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배웠는가/현병호(도서출판 보리 편집부장)>

“학교와 병영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기숙학원이라는 곳에서는 오늘도 '필승'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학교에서 10여 년간 생활하면서 우리가 배운 것은 '권위에 대한 복종이 미덕'이라는 생각이다.”

 

<불복종정신이 살아있는 학교/양희규>

간디청소년학교의 양희규는 말한다.

“새로운 학교는 기존교육을 고치겠다는 강한 신념에서 시작해야 하며 이러한 정신이 '불복종의 정신'이다.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성서의 구절이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새로운 학교는 한사람이 독립되고 자족하는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타협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학교는 학부모들이 스무 가정 정도의 단위로 작은 건물을 빌려서 시작할 수 있다. 교육목표는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고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는 목표 아래 수업시간의 절반은 기존학교의 지식교육과 나머지는 노동을 통한 의식주 교육을 해야 한다.”

 

<녹색 교육/데이비드 오어-미국 환경학 교수>

“지금 우리에게 닥친 교육위기는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부러워하는 일류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학위를 딴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딱 맞는 말이다. 학벌이 인생의 전부인 줄 아는 ‘시험 천재’들이 세상을 망치는 건 동서양을 막론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배운다/이반 일리치>

독일의 철학가이자 교육개혁가 이반 일리치.

“학교 교육의 문제점은 학력 계급사회를 조장하고 학교 밖에서의 배움은 가치가 없다고 가르치므로 학교 교육은 받을수록 더 어리석어진다는 것이다. 학교는 피라미드형 사회 속에 등급을 매겨 수많은 낙오자를 만들어내는 일에 광분하고 있다. 학생들은 시험에만 강해지며 시험을 잘 치르도록 자신을 열심히 훈련하는 어리석은 학생만이 시험에 붙을 수 있다. 요즘 말하는 시험 천재.”

 

<고향을 등지게 만드는 교육/윈델 베리>

“만일 누군가 주택을 망가뜨리면 야만 행위라고 한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가 세워지면 산업의 진보라고 말한다. 원전은 농토가 파괴되고 지역공동체가 붕괴하며 지역 안의 생명과 가정과 재산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도 말이다. 이런 야만적인 전문가는 교육받은 출세주의자에 의해 저질러진다. 출세주의자는 개인적인 성공을 위해 어떠한 장애물이나 방해도 허용하지 않고 끊임없이 위로만 움직여가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전문가 야만 계급에 들어가는데 필요조건은 고등교육이다. 정신의 질이 어떻든 간에 대학 졸업장이 이들을 엘리트로 인정하게 한다. 교육은 출세를 위한 과정, 즉 돈을 벌기 위해 사들여야 하는 상품으로 전락한다. 그리하며 마침내 교육은 탐욕을 위해 봉사하게 된다. 그들은 끝없이 남을 무시하면서 살아간다.”

 

<일하기와 교육/이오덕>

“일과 놀이는 하나다. 그걸 가르치는 게 교육이다. 공부 자체가 일과 놀이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되어 낱 조각에 불과한 뜻 없는 지식만을 외우게 하는 게 우리의 교육이다. 이런 교육은 남이야 어찌 되던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아주 해로운 생활 태도를 몸으로 익힌 무리를 양산해낸다.“

세상은 사람들의 생각이 지배한다. 세상이 잘못되어간다면 그건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생각은 교육으로 만들어진다. 당연히 교육은 사람을 형성하고 사람을 지배한다. 교육을 지배하는 것은 자본주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