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 포착한 까레이치 특별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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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 포착한 까레이치 특별전 열려
  • 변자형 기자
  • 승인 2022.09.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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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에서 고려인 사진작가 빅토르 안 기증한 사진 352점 선봬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및 카자흐스탄 간의 수교 30주년을 맞아,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사진작가 빅토르 안(Виктор Ан)이 기증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 사진 352점을 선보이는 「까레이치, 고려사람(Корейцы, Корё сарам)」 특별전을 11월7일(월)까지 운영한다.

빅토르 안은 소련 시절이던 1978년부터 고려인을 위한 민족어 신문 레닌기치(Ленин киӌи)에서 사진기자로 활동을 시작하여 고려일보(Корё ильбо)를 거치며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지역 고려인의 역사와 생활상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해 오고 있다. 고려인의 시점으로, 고려인의 삶과 역사를 포착한 그의 작품들은 한민족 디아스포라 연구에 유용한 자료라는 점은 물론, 지금껏 국내 어디에도 소장된 바 없는 희소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소련 시절 이래로 중앙아시아에서 널리 통용되는 러시아어에서는 한국인, 조선인, 고려인 모두 ‘까레이치’(Корейцы)이다. 영어의 ‘코리안’(Korean)처럼 러시아어에서 이들의 구분은 모호하다. 잘 알려진 러시아어 ‘까레이스키(Коре́йский)’는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한국의’와 같은 것으로 사람을 지칭하는 데 쓰이지는 않는다. 그에 반해 고려인들은 스스로를 ‘고려사람’(Корё сарам)이라고 말한다. ‘고려사람’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은 고려인들이 그들 조상처럼 연해주의 조선인도 아니고, 멀리 떨어진 조국의 한국인과는 구별되는 어떤 다른 범주의 공동체라고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전시는 지난 세기,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중앙아시아의 낯선 땅에 흩뿌려진 한민족 동포들이 정착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 온 일상의 흔적을 9개의 섹션으로 보여준다. 관객은 고려인의 생활상이 함경도를 비롯한 한반도 동북지역의 전통과 소련 시절의 영향을 받은 러시아 문화, 우즈베크족이나 카자흐족 등 다양한 문화적 자원과 현지의 자연환경 사이에서 중첩된 정체성을 형성해 온 고려인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다.

 

①찰떠기 만들기(1992)  ②볏논에서(1979)   ③돌잡이(1994)  ④홍범도의 흉상에 꽃을 바치는 고려인(1995)
국립민속박물관이 2022년 5월 ‘재외한인동포 생활문화조사: 중앙아시아’ 사업의 하나로 빅토르 안으로부터 기증 받은 352점의 사진 중 ①찰떠기 만들기(1992)  ②볏논에서(1979)  ③돌잡이(1994)  ④홍범도의 흉상에 꽃을 바치는 고려인(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