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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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 박원 작가
  • 승인 2022.09.0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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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꽃
무궁화
무궁화

 

 요즘 무궁화가 만개하고 있습니다. 무궁화는 애국가에 등장하고 동전이나 대중교통, 국가의 문장에 쓰이는 꽃입니다.

 애국가에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로 나오고 중국의 고문서인 산해경에는 훈화로, 당나라 역사서인 구당서에는 한반도를 향해 무궁화의 나라(槿花鄕)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나오는 훈화나 근화는 지금 우리 주위에 피는 무궁화가 아니라 다른 꽃을 이르는 것 같습니다.

 무궁화는 우리 땅의 자생종이 아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부 일부 지역 인가 주위에 심어 키우는 꽃나무였습니다. 북한지역에는 지금도 자라지 않고 북한의 국화는 산목련입니다. 무궁화는 인도와 중국 남부지역이 자생지로 알려집니다.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마늘도 우리 땅에는 자생하지 않지만 곰이 먹고 처녀로 변신하게 한 작물입니다.

 무궁화는 어쩌면 먼 과거 한반도에 이주해온 남방계 부족이 가지고 온 원예종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를 귀한 식물로 여기고 지금껏 가꾸어 왔습니다. 한반도에서 마주친 남방계와 북방계의 갈등 속에 마늘은 승리한 자의 역사로 기록되었지만, 무궁화는 패배자의 역사와 더불어 잊혀지고 지워졌습니다. 역사는 사라졌지만, 무궁화는 그들의 집단무의식 속에 각인된 기억으로 살아남았고 이 땅의 가장 고단한 계절을 밝히며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