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서루(竹西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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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서루(竹西樓)
  • 曠坡 先生
  • 승인 2022.08.1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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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서루(竹西樓)

 

죽루주취영강천(竹樓珠翠映江天)/죽서루 강과 하늘 주렴과 비취로 물들이고

상계선음하계전(上界仙音下界傳)/천상 선녀 음악 소리 인간세계에 전해지네

강상수봉인불견(江上數峰人不見)/강에 여러 봉우리 있으나 사람 하나 없고

해운비진월연연(海雲飛盡月娟娟)/바다로 구름 날아간 뒤에 달빛만 연연하네

 

사진:국립춘천박물관

 

*천상세계과 인간세계가 조우하는 곳

조선 중기 선조 때의 문신인 송강 정철(鄭徹)의 시입니다.

삼척에 있는 죽서루는 관동팔경의 제1경을 꼽을 만큼 아름다운 정자로,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있을 때 지은 시로 유명합니다.

시 ‘주서루’의 공간적 배경은 상계(천상세계)와 하계(인간세계)입니다. 두 세계의 사이에 죽서루의 아름다운 풍경이 놓여 있습니다. 죽서루의 깎아지른 벼랑 아래로는 오십천이 흐르는데, 그 물에 거꾸로 비친 누각이 마치 아름다운 주렴을 드리운 것 같습니다. 또한 누각 위의 하늘은 푸른 물감이 묻어날 듯한 비취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이때 천상과 인간세계를 연결해주는 것이 선녀의 음악 소리입니다. 또한 밤이 되어 구름이 바다로 날아가고 나자 천상의 달빛이 아름답게 죽서루에 금가루를 뿌리고 있습니다. 음악 소리는 청각의 이미지로, 달빛은 시각의 이미지로 이 시를 생동감 있게 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무더운 여름에 죽서루의 아름다운 풍경만 보아도 절로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