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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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2.08.0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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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분교의 조그만 학교에서 교사로 일해온 임길택 선생님의 교단일기

 

하늘은 왜 착한 사람들은 그리도 빨리 데려가는지 모르겠다. 저자인 임길택 선생님은 46세의 나이에 이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그가 시골의 초등학교분교에서 교사로서 겪었던 소박하고 정겹고 눈물겨운 이야기들이다.

세상의 어느 직업이 하찮은 것이 있을까마는 후세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야말로 귀하고 중한 직업이다.

선생님을 직업으로만 보면 생업일 뿐이지만 가치로 보면 소명의 일이다. 벽촌 오지의 선생님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저자는 따뜻하고 좋은 선생님이다. 때묻지 않은 아이들에게 그가 보여준 사랑과 실천은 아이들의 삶에서 큰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가 윤구병, 권정생 선생님 같은 분들에게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만을 봐도 그가 어떤 교사였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초등학생들과의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초등학생처럼 잘고 깨알 같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아이들을 성장시킨다. 사람은 모두 그런 시절을 겪고 자라는 것이다.

사이비 교육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그의 교육철학이 빛나는 것은 어쩌면 시골분교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도 도시의 학교에서 오늘의 교육 현실 속에서 부대꼈다면 책 속의 일들처럼 그렇게 아름답고 소박한 실천들이 가능했을까? 세상이 선생님을 그냥 놔두었을까? 선생님은 그 풍파 속에서도 자기 생각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들은 어쩌면 시골의 환경이 선생님을 이렇게 만들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 속에서 우리는 임길택 선생님의 마음을 보게 된다. 교사로서의 철학을 알 수 있는 그의 문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무 걱정 없이 맘껏 놀아본 아이들만이 이다음 자라서 제 할 일을 기쁘게 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시달림을 받고 자란 아이일수록 커서 참으로 놀아야 할 때라도 놀지 못한 채 구경꾼으로만 남고 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서머힐>에 나오는 닐 선생님의 말씀을 소개한다.

"모든 강제를 없애시오. 어린이들에게 자기 자신으로 될 가능성을 주시오. 어린이를 휘몰아대지 마시오. 어떤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지 마시오. 아무것도 강요하지 마시오."

<스승은 있다>의 저자 우치다 타치루도 말한다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이 좋은 스승이 되는 게 아니라 훌륭한 스승은 제자와의 특별한 관계에서 생긴다."

그렇다. 좋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지시하는 선생님이 아니다.

그냥 그들을 지켜볼 따름이다. 사랑과 관심과 끝없는 격려로~

좋은 선생님들은 말한다.

"내가 너희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랴."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임길택/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