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
상태바
미선나무
  • 박원 작가
  • 승인 2022.07.14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왕자를 사랑한 미선의 꿈
미선나무
미선나무 열매

  미선이라는 궁녀가 있었습니다.
집안이 가난하여 궁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갖은 허드렛일을 하며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궁녀는 죽을 병이 들거나 나이가 들어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아니면 궁을 나갈 수 없었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후궁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은 동화에나 나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우연히 왕자와 마주치고 몰래 사귀게 되었습니다. 미천한 궁녀가 왕자를 사귀는 것은 용납될 수 없었고 이 소문이 왕에게 알려지자 그녀는 북쪽 변방의 관기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왕자는 그녀를 떠나 보내며 자신이 왕이 되는 날 꼭 찾아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왕자는 왕위를 물려받았고 마음속에 묻어둔 그녀와의 약속을 기억했습니다. 왕이 탄 가마와 행렬은 십여 리에 이어졌고 구경을 나온 백성들은 길가로 모여들었습니다. 신하와 백성들은 모두 왕이 북방을 시찰하러 간다고 생각했지만, 왕은 미선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왕이 변방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미선나무
미선나무꽃

 관기로 몸을 망친 그녀는 왕이 찾아오더라도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 많은 세상에 병을 얻은 그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습니다. 왕이 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결한 모습으로 그를 맞이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왕이 무덤에 도착했을 때 거기에는 분홍 미선나무 한 그루가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미선나무는 한국에만 자라는 특산종으로 경복궁, 덕수궁 등 궁궐에 많이 심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