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평범한 노동자
상태바
아주 평범한 노동자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2.05.25 0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를 감동시킨 한 권의 책

 

노동운동가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점은 운동가라는 걸출한 이름에 걸맞지 않게 너무도 인간적이고 솔직하다는 것이다. 운동가라는 이름이 갖는 사회적인 편견이 내 머릿속에도 이렇게 각인되어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석행의 이 책도 참 좋다.

노동운동이라는 것은 따뜻한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사실 할 수 없는 일이다.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난 순박한 청년이 도회지의 사업체에 근무하면서 노동운동의 길로 들어가게 된 사연과 역사가 그려져 있다. 김진숙의 <소금꽃나무>, 이갑용의 <길은 복잡하지 않다> 등의 책들과 마찬가지로 책의 전면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흐른다.

 

 

이석행은 노동에 대한 사회적인 협견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노동이 어찌 작업장의 육체근로자만을 뜻하는가?

우리가 살면서 속칭 먹고살려고 하는 모든 활동이 노동이다.

판사도 그렇고 의사도 그렇고 대통령의 업무도 결국은 노동의 안의 범위에 있는 것이다.

책의 곳곳에서 노동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관한 그의 의식을 느낄 수 있다.

산별노조로의 운동은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과 문제점, 즉 인구의 도시 집중화, 대기업 지향, 사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길이며 따라서 노동운동은 기업에서 벗어나 국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노동운동은 결국 세상을 개선하는 사회개혁 운동이기 때문이다.

민영화라는 이름의 허울도 그것이 공공의 선진화나 합리화도 아닌 그저 소수를 위한 효율화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면 무조건 빨갱이라고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그 자본주의가 어떤 자본주의여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사회적 고민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청소년들은 자기 꿈이 무엇인지 모른다. 한 번도 교육받지 않았고 고민해보지 않았기에 그들은 부모의 꿈이 자기 꿈인 줄 알고 살아간다.

결국, 노동의 문제는 삶의 문제이며 행복의 문제이다. 노동에 대한 바른 인식을 위해서는 우리는 학교 교육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국가의 역할까지 고민을 해야 하는 철학적 명제가 바로 노동의 문제인 것이다.

 

아주 평범한 노동자/이석행/북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