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感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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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感事)
  • 曠坡 先生
  • 승인 2022.04.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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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낌(感事)

 

화개접만지(花開蝶滿枝)/꽃이 피면 가지에 나비가 모여들지만

화사접환희(花謝蝶還稀)/꽃이 지면 나비 더 이상 보이지 않네

유유구소연(惟有舊巢燕)/오직 옛날 둥지를 잊지 않는 제비만이

주인빈역귀(主人貧亦歸)/주인이 가난해도 여전히 돌아오는구나

 

 

*옛정이 그리운 봄날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우분(于濆)의 시입니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꽃의 향기를 맡고 벌 나비가 날아드는 것은 자연의 조화입니다. 시인은 그 꽃을 부귀영화의 메타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구의 꽃이 지면 나비가 모여들지 않은 것을 부귀영화에만 눈이 먼 사람들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3구와 4구에서 봄이 오면 제비는 옛날 둥지를 찾아옵니다. 비록 가난한 초가집일망정 제비는 옛 주인을 배신하지 않고 찾아와 지지배배 봄소식을 전해줍니다. 이때의 제비는 옛정을 잊지 않은 사람을 비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봄은 왔는데, 요즘 제비를 보기가 좀처럼 어렵습니다. 그만큼 세상살이가 험악해져 나비처럼 경박한 사람들은 많으나, 제비처럼 옛정을 잊지 않는 의리 있는 사람은 적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