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드세요? 그러면 감사를 표현해 보세요
상태바
힘드세요? 그러면 감사를 표현해 보세요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2.01.01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담심리치료사 예현숙 박사

 

 

지난번 글에서 친밀감이 잘 안 되는 사람에 대해서 나누었다. 어쩌면 그 글을 읽고 더 고민에 빠진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누군가 가까워지는 게 불편해서 일정한 거릴 두며 지내는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마음을 주었다가 심하게 상처를 경험한 사람들이 그럴 수 있다. 또는 마음을 나눌 줄 몰라서 그러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많은 경우 마음을 나누는 데 아주 서툴다. 대개 어려서 마음을 나눈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따듯한 말이나 공감할 줄 몰라 친밀감을 형성하기 어렵다.

 

속을 나눌 사람이 없다고요?

그러나 그들 또한 누구보다도 따듯함, 관심을 간절히 원한다. 단지 마음 표현에 서툴거나 잘못하다 보니 상대로부터 받는 불평도 많고, 상대에 대한 불평도 많아지게 될 뿐이다. 이런 사람들도 사회생활은 성공적으로 잘할 수 있다. 단지 속을 나눌 친한 사람을 만들지 못하거나 부부간에 문제가 있을 소지가 많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잘 알고 표현하는 데 서툴다 보니 짜증이 나는 상황이 생기면 화를 불쑥 내는 특징을 보인다. 그 결과 불편함, 짜증과 같은 부정적인 에너지에 휩싸이기 쉽다.

이를 구제할 한가지 강력한 팁이 있다. 감사함을 찾아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갈등상태 속에서도 배우자에게 고마운 일은 꼭 있기 마련이다. 찾은 내용을 혼자 생각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대에게 고마운 게 무엇이 있냐고 물으면 사실 고마운 게 많단다. 그저 불만들이 고마움을 덮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잘 보지도 못하고, 보여도 표현하기 싫을 뿐이다. 당장 미워죽겠는데 무슨 고마움을 표현하랴? 아니다. 고마움을 표시하게 되면 새로운 긍정적인 에너지가 찾아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현관 신발 정리로 갈등을 풀어낸 부부

감사는 마음을 여는 신비한 힘이 있다. 한 부부의 실례를 소개한다. 이 부부는 갈등의 골이 깊어서 도저히 풀리지 않을 거 같은 관계였다. 그렇지만 화해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은 같았다. 아내를 매사에 불만스러워했던 남편이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말이다. “나는 당신이 지난주에 몇 번이나 현관의 신발을 잘 정리해 놓은 걸 보고 고마웠어.” “그것이 왜 고마웠냐 하면 당신이 무기력하게 있지 않고, 신발을 잘 정리해 놓았기 때문이야.” “당신이 신발 정리를 잘해 놓은 것을 보고서 내 마음이 흐뭇해지고 편안해졌어.”

“내 부모님이 늘 정리를 못 해서 불만이었는데 당신이 정리를 해주니까 보기에 좋았어.” 남편의 칭찬이 끝난 후 부인 역시 지난주 남편이 집에 일찍 와서 아이들을 돌봐주어서 고맙다고 표현했다. 고마운 이유는 퇴근 후 자기도 힘들 텐데 돌봐준 게 고맙다고 했다. 심지어 남편이 기다려지고 보고 싶다는 표현도 했다. 평소에 그 부인은 남편 없이 혼자 있는 게 편하다고 말했던 사람이었다.

 

감사를 표현하는 요령

눈치를 챘는지 모르겠지만, 감사를 표현하는 데에는 요령이 있다.

첫째, 고마운 ‘내용’을 말한다.

둘째, 고마운 ‘이유’를 말한다.

세 번째, 고마울 때의 마음 상태가 어떠했는지 ‘마음’을 꼭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이전에 경험한 것과 비교해서 현재의 느낌을 나누면 더 깊게 마음이 연결된다.

이 부부는 오랜 갈등 중에 있는 자신들이 고마움을 나눌 수 있음에 놀라워했다. 나를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던 배우자의 입을 통해 고마움을 듣는 것은 딱딱해진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일이다. 이처럼 감사는 마음을 열어주고, 친밀감을 높여준다. 감사를 억지로라도 표현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