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통해 본 한글, 문자. 조선문(朝鮮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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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통해 본 한글, 문자. 조선문(朝鮮文)?
  • 엄소연 박사
  • 승인 2021.11.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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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자박물관, '한글'이 아닌 '조선문'으로 표기

 

글로벌 시대 한류의 영향으로 세계인의 한글에 관한 관심이 드높다. 전에 봤던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국인이 한글에 대해 “글자의 조합이 이루는 도상성이 신기하고 아름답다”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전 세계에 6,000여 개의 언어와 40여 개의 문자가 있지만, 문자를 갖지 못한 언어는 2주에 1개씩 없어진다고 한다. 중세한글과 연관된 제주 방언은 ‘소멸위기 언어’로 유네스코(언어레드북, 2011)에 등록돼 있다.

 

책장(pages)을 형상화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조감도(문화체육관광부)
책장(pages)을 형상화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조감도(문화체육관광부)
한글 모음의 제자 원리인 천·지·인을 형상화한 국립한글박물관 전경(2017, 촬영)
한글 모음의 제자 원리인 천·지·인을 형상화한 국립한글박물관 전경(2017, 촬영)

 

 

 

 

 

 

 

 

국내의 경우, 한글 관련 박물관과 문화기관은 2014년 한글날 개관한 <국립한글박물관>을 비롯해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이야기·충무공이야기 전시관>1),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1973년 10월 9일 개관한 <세종대왕기념관>2), 2009년 충주에 문을 연 사립박물관 <우리한글박물관>3), 2017년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 620돌을 기념해 개관한 <세종대왕 역사문화관>4), 최근 개관한 <김해한글박물관>5) 등이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문자(한글)를 전문으로 한 최초의 국립박물관이자 사이버박물관인 <디지털한글박물관>(2007년 한글날 개관)을 실제화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특히, 자국 문자 전문 국립박물관은 전 세계에 <국립한글박물관>과 중국의 <중국문자박물관(中國文字博物館)> 2곳뿐이다. 언어와 문자에 관한 박물관으로 범위를 넓히면, 2022년 인천 송도에 개관 예정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6), 프랑스 <피작-샹폴리옹 세계문자박물관(Musée Champollion Figeac)>,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인도 뉴델리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영국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 독일 <언어박물관(Wortreich IN BAD HERSFELD)>, 미국 <국립언어박물관(The National Museum of Language)>, 캐나다 <캐나다언어박물관(CANADA LANGUAGE MUSEUM)>, 브라질 <브라질·포르투갈언어박물관(museu da língua oirtuguesa)>, 헝가리 <헝가리어박물관(A MAGYAR NYELV MÚZEUMA)>,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칸스어박물관(DIE AFRIKAANSE TAALMUSEUM)> 등이 있다.7)

 

중국문자박물관 전경(중국문자박물관 누리집)
중국문자박물관 전경(중국문자박물관 누리집)
제4전시실-조선문 (사람일보, 2009.12.25.)
제4전시실-조선문 (사람일보, 2009.12.25.)

 

<중국문자박물관>(정식 명칭은 <허난(河南)중국문자박물관>)은 중국 국무원에 의해 2009년 개관했다. 중국 문자의 발원지(갑골문 발견지)인 허난성 안양(安陽)시에 위치하며 문화재 4천여 점과 전시자료 1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세계 최초·최대 규모로 문자를 주제로 한 국립박물관이며 ‘문자전시실’, ‘주체(중심)’ 등 5개 건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곳은 ‘문자전시실’의 6개 전시실 중 소수민족글자 섹션이다. 이곳에 한글이 중국 55개 소수민족 언어의 하나인 조선문, 즉 조선족의 문자로 전시돼 있다. 또한, 전시물은 『훈민정음』, 『조한(朝漢)사전』, 『금강경』 3점에 불과하다. 엄연한 ‘한글’을 두고 ‘조선문’이라 한 이유가 무엇인지, 한국 관람객들은 묻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1)2007년 국가상징가로조성정책의 일환으로 서울시 세종문화회관 지하 2(광화문광장 지하)에 위치. 세종대왕과 임진왜란 당시 큰 공을 세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 ‘세종이야기의 총 6개 섹션 중, 3섹션 한글창제는 한글창제과정과 원리, 훈민정음해례본과 언해본, 용비어천가 등을 전시.

2)서울 청량리동 소재. 실내전시의 구성은 1)일대기실 2)한글실 3)과학실 4)국악실&특별전시실이며 실외전시에 세종대왕동상, 수표(水標, 보물 제838)와 세종대왕 신도비(神道碑,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 해시계, 물시계 등이 있음.

3)충북 충주 소재. 한글 관련 유물 5천여 점 소장.

4)세종 외가와 영릉(英陵)이 있는 경기도 여주시 소재. 3개의 상설전시실과 1개의 기획전시실이 있음.

5)경남 김해시 외동 김해문화원 인근에 소재. 한글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한뫼 이윤재(1888~1943), 눈뫼 허웅(1918~2004)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한글문화 유산을 보존·전시하는 공간.

6)접근성과 매력성이 입증된 국제비즈니스도시로서 문화인프라 구축을 내세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건립유치가 확정됨(2015.7.16). 부지매입비를 제외한 건립비 약 800억 규모로 연면적 20,000내외에 들어서며 국제설계 공모를 통해 <페이지즈(Pages)>(2017.9.15.)가 당선됨(인천광역시 누리집). 개관 후 운영은 <국립한글박물관>이 담당.

7)이밖에 언어 관련 박물관으로는 아르헨티나 <도서언어박물관>,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에스페란토박물관><언어섬박물관>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