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삼국 언어의 같은 뜻 다른 의미
예1) 1만 대구 시민들 "결자해지 차원에서 우리가 퇴진시켜야" -2016. 11. 19. 오마이뉴스
예2)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부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후로 뭔가 이벤트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라며 "남북관계 개선은 대통령이 꼭 결자해지하고 싶어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2021. 9. 25. 조선일보
보기 드문 우리나라식 사자성어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출전은 조선 시대 홍만종(洪萬宗, 1643~1725)의 순오지(旬五志)이다. 원문은 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 ‘매듭은 만든 사람이 풀어야 하고 시작한 사람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로 풀이할 수 있다.
예문 1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그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있는 만큼 올바르게 쓰인 것이다.
하지만 예문 2는 문제가 많다. 문맥으로 보자면, 여권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꼬인 것이 문 대통령의 책임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양보하더라도 우리 대통령에게 오롯이 남북관계가 틀어진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여권 관계자가 뜻을 알고 썼다면 북한의 대변자라고 할 수 있고, 모르고 썼다면 무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니면 취재원을 밝히지 않았으니 소설을 써서 여권을 깎아 내리려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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