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內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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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內訌)
  • 이동복 작가
  • 승인 2021.09.1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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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삼국언어의 같은 뜻 다른 의미

 

예1)尹·崔 입당후 두달간 내홍만…‘정권교체 기대감’ 갈수록 시들<문화일보>

예2)정홍원, '원팀' 호소했지만... 경선 룰 두고 국민의힘 내홍 지속<오마이뉴스>

예3)‘고발 사주’ 불똥 튄 국민의힘…대응 나섰지만 깊어지는 내홍<세계일보>

예4)“형편없는 호반 협상, 과정 공개하라” 서울신문 내홍<미디어오늘>

예5)올해 잘 나간 KT 내홍…6천명 MZ 직원들 뿔났다<아시아경제>

이상 내홍이 들어간 기사 제목을 뽑아보았다. 홍(訌)은 ‘어지럽다’나 ‘내부의 다툼’이라는 뜻이다. 출전은 시경(詩經) 대아(大雅)편 소민(召旻)이다.

국어사전에서는 내홍을 ‘집단이나 조직의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일으킨 분쟁’으로 풀이한다. 비슷한 말로 ‘내분(內紛), 내쟁(內爭), 집안싸움’을 들고 있다.

중국에서는 内讧[nèi hòng], 일본에선 内訌[ないこう]로 표기하여 우리와 같은 뜻으로 통한다.

예문 5개 가운데 내분이나 집안싸움으로 바꿔도 훌륭하게 뜻이 통하는데, 왜 굳이 어려운 단어를 쓰는지 답답하다. 내홍은 인조반정이 성공하고 나서 인조 1년에 내린 교지에도 나와 있는 단어라 한다. 당시에는 시경을 읽은 사람이 많아서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시경을 읽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본문에서는 내홍을 쓰더라도 제목에서는 쉬운 단어를 써서 읽으면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제목을 뽑아주는 친절을 베풀면 좋겠다. 특히 예문5에서는 KT 다음에 쉼표라도 하나 찍어야 이해가 쉬울 터인데. 척 보면, 잘 나간 내홍이 MZ 직원들과 무슨 상관인지 어리둥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