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도(襟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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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도(襟度)
  • 이동복 작가
  • 승인 2021.09.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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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삼국 언어의 같은 뜻 다른 의미

 

(예1)이재명, 윤영찬 직접 겨냥 "정치에 피도 눈물도 없다지만 금도 넘었다"…법적조치 예고

(예2)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해 논란이 된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에 대해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황교익씨의 발언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위의 예는 이재명 지사와 송영길 대표의 말이다. 유력 대선주자와 여당 대표의 말이니 한 마디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두 사람 다 ‘금도’라는 말을 썼다. 한자로 쓰면 금도(禁度)인가 하여 사전에는 이런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문맥상으로는 법률이나 예절, 도덕이란 뜻으로 쓴 것 같은데 아리송하다. 자전을 보니 금(襟)은 가슴 쪽 옷깃을 말한다. 풀이로는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이라 하고, 예문으로 ‘병사들은 장군의 장수다운 배포와 금도에 감격하였다.’라고 나온다. 하여 두 사람 모두 잘못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

이 단어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우리와 같이 도량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한자도 똑 같다. 발음은 [jīn dù], [きんど]. 출처는 남송(南宋)의 문인 누약(樓鑰)의 작품이다.

위 두 문장은 뜻을 잘 모르는 단어를 써서 이해하기 어렵게 하였다. 예의나 예절 정도로 써서 알아듣기 쉽게 하면 될 것을 굳이 어려운 단어로 밑천만 드러내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