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밤(暑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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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밤(暑夜)
  • 曠坡 先生
  • 승인 2021.07.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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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가 좋다

                무더운 밤(暑夜)

 

차야염증불가당(此夜炎蒸不可當)/이 밤의 찌는 무더위 도무지 참을 길이 없어

개문고수월창창(開門高樹月蒼蒼)/문을 여니 높은 나무에 걸린 달빛 창창하고

천하지재남루상(天河只在南樓上)/하늘의 은하 남쪽 누각 위에 머물러 있으나

불차인간일적량(不借人間一滴凉)/사람에게 시원한 물 한 방울 내려주지 않네

 

 

*심신이 지치는 여름밤

중국 명나라 때의 승려 석종륵(釋宗泐)의 시입니다.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한여름 날씨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듭니다. 녹음 짙은 키 큰 나무에 달이 걸려 있는데, 너무 창창하여 여름밤의 찌는 더위를 씻을 길이 없습니다. 푸르른 달빛으로 밤은 더욱 그윽하게 깊어갑니다. 남쪽 누각 위에 머물고 있는 하늘의 은하수 길이 어찌 보면 구름이 흘러가는 듯하지만, 실상은 시원한 비 한줄기 뿌려줄 것 같지 않기에 여름밤의 찜통 같은 더위를 더는 어쩌지 못합니다.

이 시는 무더운 여름밤을 그림처럼 적나라하게 떠올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를 읽으면 삽상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의 시적 정서가 썩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심신이 지치는 여름밤에 이 시가 시원한 물줄기처럼 작은 위안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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