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백화점_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 기획展
상태바
「화신백화점_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 기획展
  • 변자형 기자
  • 승인 2021.07.23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 화신백화점(1931~1987)의 역사적 변천사 소개

화신을 비롯한 일제강점기 백화점들을 주제로 당시 사람들에게 백화점이 어떠한 곳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종로구 우정국로 26 지하1층)은 7월23일(금)부터 내년 3월20일(일)까지 종로의 랜드마크였던 화신백화점을 조명한 「화신백화점_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화신백화점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앞쪽, 지금의 종로타워 자리에 있었다. 1931년부터 종로에 자리 잡았던 화신백화점은 1937년 현 종로타워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신관(新館)을 건축했다.

이번 전시는 화신백화점을 비롯한 ‘경성 5대 백화점’의 사진, 백화점의 판매 물품과 각종 포장지, 판매 카탈로그 등 총 50여건의 전시자료를 통해 화신의 변천사를 조명한다.

전시는 △1부-지금은 백화점 전성시대 △2부-1937년, 화신의 새로운 탄생 △3부-저물어가는 화신의 시대 등 3개의 섹션과 시민참여 공간인 ‘지금은 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를 기억하며’로 구성됐다.

1930년대 경성에는 히라다, 미나카이, 죠지야, 미츠코시, 화신 등 무려 5개의 백화점이 있었다. 백화점 시대의 시작은 일본의 오복점(吳服店, 포목점)들이 대형 백화점으로 변화하며 시작되었다. 일본계 백화점 4곳이 남촌(현재의 충무로 및 명동 인근)에 위치했다면, 북촌에는 최남이 건립한 동아백화점, 박흥식이 신태화에게 인수한 화신상회가 있었다. 화신이 동아백화점을 인수하며 민족계 백화점의 타이틀은 화신이 갖게 되었다.

1935년 화재로 동관과 서관에 피해를 본 화신은 동관을 1층 더 증축하고 1937년 11월, 종로 네거리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신관을 준공했다. 화신은 단순한 대형 건축물이 아니라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네온사인, 옥상정원 등 당시 최신 문화의 기호로 가득 차 있었다. 판매 상품은 ‘모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유행품이었다. 화신은 경성사람뿐 아니라 지방사람들도 찾는 종로의 랜드마크였다. 백화점 자체가 종로의 상권을 상징하며, 하나의 명소가 된 것이다.

화신은 여러 방법으로 고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중 가장 주력한 것이 ‘민족 마케팅’이었다. ‘민족 유일의 백화점’이라는 수사는 치열한 백화점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식민지배 체제 총독부의 정책에 부응했다는 면에서 ‘민족의 백화점’이라는 통칭은 많은 그림자를 안고 있었다.

제국주의 일본의 패망이 다가올 무렵, 경성은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다. 화신은 생필품 판매에 주력하고 전쟁 홍보 전람회를 개최하는 등 전시상황에 부응했고, 나중에는 비행기 제조회사까지 설립했다. 이처럼 일제에 부역한 전력으로 박흥식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체포 제1호’로 검거되기도 했다.

1987년 3월14일 화신백화점 신관은 문을 연지 50년 만에 헐리게 되었다. 반세기 동안 종로의 상징이었던 화신은 도시재개발 및 종로확장계획으로 운명을 다하고 현재는 그 자리에 종로타워가 들어서있다. 

육의전의 으뜸이었던 선전(縇廛), 종로 상권을 선도했던 화신, 현재 종로의 중심인 종로타워 등 건물은 사라졌어도 장소가 가지고 있는 세월의 힘과 상징성은 여전히 계속된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이번 기획전시와 연계한 특별강연도 마련했다. 강연은 9월3일(금)과 9월9일(목) 양일에 걸쳐 진행되며, 온라인 강좌도 병행할 예정이다. 참가 접수는 8월9일(월)부터 22일(일)까지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yeyak.seoul.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참가자 발표는 8월24일(화)이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museum.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02-724-0168, 0135)

 

[위-왼쪽]동아백화점 인수 이전의 화신상회(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 소장《화신》수록)  [위-오른쪽]증축한 화신 동관과 건립 중인 서관(신관)  [아래]1937년 신관 건축 이후의 화신백화점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위-왼쪽]동아백화점 인수 이전의 화신상회(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 소장《화신》수록)  [위-오른쪽]증축한 화신 동관과 건립 중인 서관(신관)  [아래]1937년 신관 건축 이후의 화신백화점 (사진=서울역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