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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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
  • 엄광용 작가
  • 승인 2021.07.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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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한 편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사랑의 아포리즘>

마음의 그윽함

인생에서 ‘푸르른 날’이 과연 며칠이나 될까. 그것도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을 기억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정말 그런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한 적이 있을까.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드는’ 것처럼 그리움이 사무쳐 마음에 푸르른 멍이 든다.

푸르른 하늘은 깊고 그윽하다. 그리고 그리움은 마음의 그윽함이다.

 

         ☞ 엄광용작가의 사랑의 아포리즘은 이번 회로 연재를 마침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