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 한 편
차라리 눈부신 슬픔
이수익
신(神)은
이 아름다운 며칠을
우리에게 주셨다
생애의 절정을 온몸으로 태우며
떨기떨기 피어오른 하얀 목련
꽃잎들, 차라리 눈부신 슬픔으로 밀려드는
봄날!
나머지 길고 지루한 날들 열려 있어
이 황홀한 재앙의 시간도
차츰 잊으리.
<사랑의 아포리즘>
꽃이 피어나는 순간
사랑은 ‘생애의 절정을 온몸으로 태우’는 꽃잎이 열리는 순간에 불과하다. 꽃은 땅과 하늘이 만나는 떨림의 긴장미다. 그것은 ‘차라리 눈부신 슬픔’이기도 하다. 그 절정의 순간이 불과 ‘아름다운 며칠’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떨림을 가슴으로 느낀다. 하늘과 땅의 조우가 꽃으로 표현되듯이, 남녀 간의 만남은 사랑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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