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의 차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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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의 차이(1)
  • 최덕희 교수
  • 승인 2021.05.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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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영어(66)

 

 

수많은 국가 중 국경으로 맞대고 있는 나라가 미국과 캐나다처럼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들도 드물 것이다. 그것도 4000 Km가 넘는 국경임에도...

국경에 가까이 가 보면 두 나라의 고속도로 혹은 시외도로는 서로 연결되어있고 그런 곳에는 당연히 두 나라 세관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국경 중부의 광활한 농촌 지역은 사람도 살지 않고 국경에 철조망도 없다. 가끔 국경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을 뿐이다. 동부 퀘벡 주의 한 도시는 도시 가운데가 국경이라고 한다. 한 도시 사는 사람들은 매일 국경을 넘어 일도 하고 쇼핑도 한다.

우선 생김새도 비슷하고 같은 OECD 자본주의 국가로서 언어도 동일하니 그럴 법도 하다. 타국인들은 미국이나 캐나다가 거의 같은 나라 사람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만약 한국과 일본이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타국인들이 대화를 조금 나눠보고 두 나라의 차이를 알 수 있을까?

같은 영어를 사용하는 두 나라 사람들은 대화에 전혀 불편이 없다. 미국인들의 언어 속도가 약간 빠르다고 할까? 미국인들은 캐나다인들이 약간 촌스럽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인들이 보기에 캐나다인들의 말과 행동이 미국의 변방 소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같다고 한다. 방송국 아나운서의 뉴스를 들어 보면 미국 남부의 언어가 조금 빠르고 억양이 약간 남부 사투리(?)가 섞여 있다고 할까? 이에 비해 캐나다 아나운서의 억양은 매우 표준적이고 우리가 듣기에 가장 편하다. 물론 편한 것은 매우 주관적이지만 표준적이란 말은 영국 여왕의 말씨와 매우 유사하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캐나다는 이렇게 비슷한 면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두 국가는 다른 면도 많지만 밖에서 보기에 크게 부각되지 않을 뿐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문화 차이를 쉽고 간단히 나타내는 말이 있다. 미국은 Melting pot [멜팅폿] 이고 캐나다 사회는 모자이크라고 한다. 말 그대로 멜팅 폿은 모든 재료를 섞어 만들 수 있는 솥이고 모자이크는 갖가지 색깔을 잇대어 만드는 작품이란 말이다. 미국은 각 나라에서 온 이민자를 ‘미국화’의 동질성을 배우게 하지만 캐나다는 각 이민자의 모국 문화를 간직해 캐나다 사회에 이바지하도록 한다. 그렇다면 그런 차이가 다일까? 보다 근본적이 차이는 없을까? 사실 근본적 차이는 역사적으로 두 국가 생성과정부터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는지 알아보자.

미국은 독립 전쟁 (1776년) 이전까지 캐나다와 별 차이가 없었다. 모두 영국의 식민지로 유럽의 모든 나라에서 이민을 와 정착했다. 다만 미국은 영국, 독일이 주류였고 캐나다는 프랑스와 영국이 주류였다. 미국의 독립 전쟁 시기 캐나다는 미국에 적대적이었다. 절대다수가 영국에 대한 충성(?)으로 불경(?)스러운 미국에 호감을 느낄 수 없었다. 영국도 한때는 캐나다에 상륙해 당시 원주민과 합세한 캐나다 연합군으로 미국과 전쟁을 시도했다고 한다. 캐나다는 당시 미국의 침공을 매우 두려워해 현 수도인 오타와와 내가 사는 킹스톤을 연결하는 운하(Colonel By[코넬 바이] : 당시 운하 건설을 주관한 바이 대령을 기념해 운하 이름을 코넬 바이로 명명)를 건설해 전쟁 물자 이동에 이용하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킹스톤에는 당시 미국에 대항하려 만든 몇 개의 포대가 유적으로 아직도 남아 있다.

독립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우호 관계를 회복했지만 두 나라는 국경을 확정하고 서로 다른 체재를 유지하며 살게 되었다. 미국 독립 이후 약 100년 후 캐나다는 1967년 영국의 자치령으로 독립하게 된다. 캐나다는 미국과 비슷하게 각 주에 자치권을 부여한 연방정부 형태이다. 연방정부는 현재 10개의 주와 3개의 준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군사권과 외교권만 연방정부가 가지며 다른 모든 권한은 각주에 이관하여 지방자치가 매우 발달한 형태이다. 미국의 주는 State[스테이트]라고 부르지만, 캐나다는 Province[프로빈스]라고 부른다.

현재는 실질적으로 완전한 독립국이지만 아직도 명목상 영국의 총독(Governor General[거버너 제너럴])이 있고 영 연방(Common wealth)의 일원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차이는 언제부터 생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