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업인 제프 베조스와 빌 게이츠의 이혼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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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기업인 제프 베조스와 빌 게이츠의 이혼을 보며...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1.05.11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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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전문상담가 예현숙 박사

 

최근 뉴스 가운데 충격적인 소식이 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 이혼에 이어 빌 게이츠 부부가 이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빌 게이츠 부부,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며 공통의 목적을 실천하며 살았던 그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갈라섰는지 그 이유가 사뭇 궁금해진다.

어쩌다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되었을까? 핵가족화에 1인 가족이 급속하게 늘면서 가족의 의미가 퇴색해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마음으로, 지켜야 하는 마지막 보루로서의 건강한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난파선이 되어가는 가정

가족이란 대체로 부모와 그 자녀로 이뤄지는 아주 기본적인 혈족 관계이다(입양 가족도 물론 있다). 부부가 사랑으로 시작해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는다. 그리하여 가족은 아주 단단한 줄로 묶인 어떤 것보다도 단단한 연합체가 된다. 그러나 가족이 깨지면 난파된 배와 같아지는 것이다. 단단한 줄이라고 여겨지는 보이지 않는 결속력은 관리하지 않으면 이런저런 이유로 녹슬고 마침내 끊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가족! 그 이름만 생각해도 따듯하고, 마음이 편안하지만(그렇지 않은 역기능적인 가족도 많다.) 마음과 달리 가족 안에서 갈등상황에 곧잘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우선 우리의 이기적인 성향이 한몫하는 거 같다. 내 마음에 안 들면 우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도통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게다가 대화할 줄도 모른다.

어쩌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도 모두 각자 자기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게 어느새 생활화되어 있다. 가뜩이나 대화가 부족한 가족들이 더 대화가 부족해지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요즘엔 이 방에서 저 방에 있는 사람에게 밥을 먹으라고 하는 말도 카톡으로 할 정도이다.

 

 모두가 꿈꾸는 가정을 이루려면

하지만 우리가 위기에 빠지게 되면 가족만큼 우리 편이 되어주고, 든든한 울타리가 없다. 그런데도 우린 평소 사랑한다는 말도 표현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싫은 소리를 더 많이 하고 산다. 싫은 소리를 덜 하고, 서로 진하게 아껴주는 아름다운 가족을 이루며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사실 사람들은 모두 그런 꿈을 꾸며 산다. 내가 아무런 조건 없이 기꺼이 사랑받고, 대우받는 그렇게 따듯한 가족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그런 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대우받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대우해주어야 하는 일이 우선이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한계이므로 이것이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가족은 인류역사상 종교와 문화를 뛰어넘어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집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가족의 개념이 현대에 와서 가볍게 여겨지는 측면이 생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너무나도 쉽게 주위에서 접하는 가족의 해체 소식이 가족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 마음을 무디게 하고 있다. 가족의 중요성과 성스러움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가족 안에서 위로와 지원을 받고 세상을 향해 힘껏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가정에서 힘을 얻지 못한 사람은 제구실을 못 하게 되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복수하며 살아가는 아내

내가 만난 A 가정은 아내(60대 초)가 젊었을 때 남편에게 받았던 서운함을 용서하는 대신, 늙어가는 남편에게 일절 협조하지 않은 채 살고 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가족에게 유익한 것이 전혀 없는데도 수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가정은 마치 무너져 내리는 둑 같아 보인다. B 씨(30대 초반) 가정은 엄마와 딸이 동맹을 맺어서 열심히 살아온 아빠를 왕따로 만들었다. 엄마들은 주로 자신의 현재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를 남편에게 화살을 돌려 그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 싶어 한다. 그런 행동은 자식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데 유효할지 몰라도 그 가족 전체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 부족한 아버지에 대한 개념은 자식들의 자존감에 손상을 입히고, 무능력한 사람이 되게 한다.

아버지를 원망하는 자식이 건강한 자아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은 정말 우리가 잘 꾸미고 관리해야 하는 정원과 같다. 우리가 잘 가꿀 때 그 정원 속에서 각각의 개성은 아름다운 꽃처럼 빛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