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리는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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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리는 혼자였다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1.04.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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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두 권의 책

 

 

 

 

 

 

 

 

 

 

 

 

잘못된 정치는 전쟁을 부르고 전쟁은 인간의 삶을 파괴한다. 이 두 책은 전쟁으로 인한 개인들의 일그러진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2차대전 후 독일의 한 부부를 통해 전후의 빈곤, 가족의 붕괴, 삶의 고단함을 보여주는 가족 이야기다. 전쟁으로 인한 피폐한 시민들의 삶의 모습이 드러난다.

인류는 전쟁을 미화하는 쪽으로 사람들을 교육해왔다. 우리들 의식 속엔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며 때로는 '강한 조국'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며 거기에 따른 작은 희생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모두 잘못된 교육의 힘이다. 한 사회의 지배적인 관점은 그 사회의 지배자의 관점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의식을 바탕으로 허황한 위정자들이 전쟁을 일으키고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들이 전장에서 그들의 목숨을 바친다. ‘조국을 위한 장렬한 죽음’이라는 미명으로 또는 ‘전쟁영웅’이라는 허명으로~

인생에 있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얻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떠한 대의명분도 목숨을 담보로 할 수는 없다. 어떠한 대의명분의 전쟁도 한 개인의 소박한 삶보다 중요하지 않다. 삶은 살아 있을 때 아름다운 것이고 존재할 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이다.

제목부터 슬픔이 느껴지는 이 책은 1952년 어느 주말 이틀간에 일어나는 한 부부의 이야기다. 주인공 남자는 아내와 아이 셋을 둔 가장으로 가족 5명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집이 없어 이리저리 외박으로 떠도는 생활을 한다. 아내가 보고 싶을 땐 여관에서 가끔 만나곤 하며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살아간다. 일자리도 없거니와 어쩌다 일을 해도 결국 주머니는 언제나 빈털터리며 빚만 늘어간다.

가난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다. 열심히 일해도 궁핍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쩔 수 없는 스토리로 인해 소설 전반에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흐른다. 읽다 보면 슬프고 답답하다.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전쟁 가해국 독일 시민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미리암 케이틴의 <우리는 혼자였다>는 전쟁 피해국 유대인의 이야기다. 유대인 학살을 피해 도망과 은신을 거듭하는 주인공의 고달프고 두려운 여정이 그려져 있다. 결국 주인공은 살아남고 그의 어린 딸에 의해 당시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소개된 것이 이 책이다. 가해자나 피해자나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삶이 두 책의 본질이다. 아우슈비츠의 학살에 대한 유대인의 공포의 삶이 겨우 빈곤 정도의 고달픈 독일국민들의 삶과는 비교할 수가 없겠지만 이 모든 파괴된 삶의 모습이 전쟁으로 인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는 쿠데타도 아닌, 혁명도 아닌 바로 독일국민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 히틀러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데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선출이 반드시 정의가 아니라는 증거는 역사 곳곳에서 나타난다. 잘못된 선출은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일상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참극으로까지 연결되게 된다.

세계는 아직도 곳곳에 전쟁이 진행되고 있고 전운이 감도는 곳도 많다. 한반도도 그중의 하나다. 세계 2차 대전은 겨우 80여 년 전의 일이다. 시간과 관계없이 우리는 이런 책들을 통해서 더욱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가 곧 삶’이라는 것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인리히 뵐/열린책들

우리는 혼자였다/미리암 케이틴/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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