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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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1.02.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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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한 권의 책

 

총 14장 575쪽의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려웠다. 방대한 자료와 만만찮은 두께도 그 원인이겠지만 내용을 이해하기엔 나의 역부족이었을까 아니면 저자의 과욕 때문이었을까? 필요 이상의 해설과 사례가 오히려 읽는 내내 힘들고 어려웠다. 어쨌든 오랜만에 두꺼운 책에 도전해봤고 싫지 않은 지루함을 느낀 책이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전쟁에 미국이 개입되지 않은 것은 없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기기만을 통해 본 인간의 진화와 심리, 인류문화, 역사, 전쟁, 종교에 대한 저자의 열성적인 고찰이다. 앞부분의 인간 심리, 면역학, 생체학 부문에서는 결국 인간은 자기기만을 통해 많은 것을 합리화하고 나아가 위선과 거짓 숨기기라는 행위에 이르게 된다는 것, 그리고 각종 항공사고도 결국 기만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해석함으로써 인간의 모든 행위가 자기기만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역사, 종교, 전쟁에 이르러서 저자는 미국의 폭력성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침략과 인디언 대학살, 그리고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전쟁들. 역사를 모두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미국의 이중적이고 모순적 위선에 독설을 날린다. 미국인이 존경하는 건국의 아버지들(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앤드루 잭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이 테러, 굶기기, 만취, 의도적 천연두 감염, 노골적 살육 등등을 통해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절멸시키려 했다는 사실을 미국인들은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러면서 역사 교과서에는 긍정적이고 애국적인 이야기, 집단의 단결과 자화자찬, 미국의 모든 행동을 합리화하며 자기 위주의 거짓 역사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전쟁에 미국이 개입되지 않은 것은 없으며 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에 이어 이라크전쟁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도 정의와는 관계없는 광기의 전쟁이었으며 오직 하나의 명분은 세계질서를 위한 경찰국가의 역할이라는 자만심으로 누구도 요청하지 않은 세계에 개입하고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자원에 대한 약탈의 의도가 숨어있다.

우리 땅에서 자행된 자기기만의 역사 돌아봐야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준엄하다. 이스라엘의 독일에 대한 피해자로서 관점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역사적 당위로 위장된 공격적 관점이 갖는 상호논리의 모순, 이스라엘이 2천 년 전 근거도 희박한 사실을 가지고 자기 땅이라고 합리화하는 태도는 미국 인디언들이 아메리카대륙을 이젠 우리도 되찾아야겠다고 할 수 있는 논리가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역사 또한 이 책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는데 비애를 느낀다. 해방 이후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기기만과 위선, 거짓, 합리화는 얼마나 많으며 국익의 이름으로 개발의 이름으로 성장의 이름으로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거짓이 자행되었던가!

정의가 이긴다가 아니라 이긴 것이 정의라는 말이 있듯이 지구상의 역사 속에는 언제나 기만과 합리화가 넘쳐났다. 이 책은 슬프지만 그런 사실을 계속 말하고 있다.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로버트 트리버스/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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