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잡영(歲時雜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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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잡영(歲時雜詠)
  • 曠坡 先生
  • 승인 2021.02.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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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가 좋다

세시잡영(歲時雜詠)

 

일생심소라(一生心疏懶)/한평생 마음 산만하고 게으르니

매어제석비(每於除夕悲)/매년 제야가 되면 슬퍼지는구나

장회제석심(長懷除夕心)/늘 제야의 마음 기억하게 되면

신년호인위(新年好人爲)/새해엔 좋은 사람 될 수 있으리

 

*한 해를 보내면서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李德懋)의 연작시 ‘세시잡영(歲時雜詠)’ 4수 중 한 수입니다. ‘책에 미친 바보’ 즉 ‘간서치(看書癡)’로 잘 알려진 그는 당시 정조도 그의 시를 알아줄 정도로 한시에 뛰어났습니다. 어느 날 정조가 규장각 신하들에게 시를 짓게 했는데, 이덕무의 시를 보고 ‘우아하다’는 평을 내렸다고 합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읽어보는 이덕무의 ‘세시잡영’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정초에 계획했던 일들을 다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자신의 게으름을 탓할 수밖에 없는 세모입니다. 제야에 느끼는 서글픔을 늘 생각한다면 누구나 반성을 하여 새해에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의 마음이 늘 세밑의 마음과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매사 부지런해야 하므로, 다시금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