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에(靜夜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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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에(靜夜思)
  • 曠坡 先生
  • 승인 2021.01.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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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가 좋다

고요한 밤에(靜夜思)

 

상전간월광(牀前看月光)/침상 머리에 비치는 달빛을 보고

의시지상상(疑是地上霜)/땅 위에 서리 내렸나 의심했더니

거두망산월(擧頭望山月)/고개 들어 산 위의 달을 바라보다

저두사고향(低頭思故鄕)/고개 숙여 고향 생각에 젖어본다

 

 

*겨울밤의 고향 생각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이백(李白)의 시입니다.

길고 긴 겨울밤에 잠은 오지 않고, 들창으로 비친 달빛은 더욱 고독을 부채질합니다. 시인은 1연의 ‘달빛’에서 2연의 ‘서리’를 연상하여, 자신의 시린 마음 풍경을 시각화해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그 절절함이 느껴집니다.

3연의 ‘거두(擧頭)’와 4연의 ‘저두(低頭)’는 그 대구의 절묘함이, 과연 이백을 ‘시선(詩仙)’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게 합니다. 달을 보니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달은 지금 멀리 타향에 있는 시인 자신과 고향을 동시에 비추어주며,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게 달과 고향의 이미지가 연결됩니다.

간혹 ‘간월광(看月光)’을 ‘명월광(明月光)’으로, ‘망산월(望山月)’을 ‘망명월(望明月)’로 표기한 사례도 있는데, 뜻을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나 중국 원전에는 ‘간월광’과 ‘망산월’로 되어 있으며, 의미상으로도 더 구체적이므로 여기서는 이를 따르기로 하였습니다.